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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공격수’ 지동원 카드, 뽑아들 타이밍이 왔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3.21 10:5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마음에 두고 있던 지동원 카드를 꺼내들 분위기다. 대표팀은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전술훈련을 할 때 손흥민과 지동원을 투톱으로 배치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대표팀 공격수는 황의조였다. 황의조의 득점감각이 절정에 달하면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비롯한 A매치에서도 주전을 차지했다. 당시 지동원은 소속팀 아우스크부르크에서 부상과 회복을 반복하며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아시안컵에 후보 공격수로 참가했지만 뾰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지동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해졌다.

현재 지동원의 입지는 많이 달라진 상태다. 지동원은 아시안컵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3골을 터뜨렸다. 1, 2위팀 바이에른뮌헨과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넣은 골이라 더 화제를 모았다. 골이 없는 경기에서도 준수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경기 세부지표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 지동원이 득점하지 못한 네 경기의 평균 점수는 7.17로 평균 이상이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17일(한국시간) 하노버96과의 경기는 골과 도움이 없었지만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8.03점을 받았다.

벤투 감독이 지동원을 꾸준히 원했던 이유는 자신의 전술에서 중요한 ‘멀티 포지션’ 능력으로 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중 다양한 위치를 옮겨다니면서 유연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지동원은 이번 시즌 선발로 뛴 분데스리가 7경기를 각각 다른 4가지 포지션에서 소화했다. 왼쪽 미드필더로 3경기, 오른쪽 미드필더로 1경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2경기, 최전방 공격수로 1경기를 뛰었다. 지동원은 팀 요구에 따라 아예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격렬한 수비 가담에 중점을 두고 뛰는 것도 가능한 선수다.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한국이 어느 정도 대형을 유지하며 상대를 교란하려 할 때 필요한 핵심 덕목이다. 만약 한국의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이동한다면, 지동원이 자연스럽게 측면으로 이동해 위치를 바꿀 수 있다. 한국은 여전히 짜임새 있는 대형으로 다양한 패스 경로를 확보한 채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게 된다.

다른 선수를 위한 희생이 익숙하다는 점에서 지동원은 손흥민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키가 188cm인 지동원은 분데스리가의 독일 선수들과 헤딩 경합을 해도 밀리지 않는 선수다. 태클 기술은 서툴지만, 수비 가담이 적극적이다. 수비 위치선정에 대한 훈련을 잘 받았고 집중력이 높다.

다재다능하다는 점 때문에 축구팬들이 붙인 별명이 '육각형 공격수'다. 축구 게임에서 비롯된 '육각형'이라는 표현은 공격과 수비, 패스와 슛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른 능력을 지닌 선수에게 주로 쓴다. 주로 미드필더에게 붙는 수식어지만, 지동원은 공격수임에도 이 수식어가 붙어 있다.

지동원의 팀 플레이는 컨디션에 구애를 받지 않지만, 공격의 위력은 다소 기복이 있다. 최근에는 공격력에 물이 올랐다. 컨디션이 좋을 때 지동원은 판단속도가 빠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은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과감한 드리블이나 슛으로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공격 컨디션이 나쁠 때 지동원은 '작은 육각형'이라고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표팀은 21일 훈련에서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배치한 가운데 4-4-2 포메이션을 연습한 것으로 보인다. 이 포메이션은 전문 측면 자원이 없으므로 공격수들의 측면 공격력이 중요하다. ‘원래 윙어로서 공격수까지 소화 가능’한 손흥민과 ‘원래 공격수로서 윙어까지 소화 가능’한 지동원은 비슷한 듯 다른 스타일로 중앙과 측면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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