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의 베테랑들이 서정원 감독에게 복귀 선물을 안겼다. 데얀, 박기동, 신화용 등의 활약에 수원이 웃었다.

수원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3년 연속 4강행이다.

서 감독은 지난 8월 말 사의를 표하고 구단을 떠났다가 15일 전격 복귀했다. 구단의 계속된 요청과 선수들의 메시지가 서 감독을 다시 빅버드로 이끌었다.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수원은 FA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등 중요한 대회를 많이 앞두고 있었다. 대회에서 탈락한다면 책임은 오롯이 서 감독이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원은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제주를 상대했다. 서 감독이 8월에 팀을 떠나기 전 준비해뒀던 그 전술이었다. 데얀과 염기훈 등 베테랑 선수들도 선발 출전했다. 서 감독의 복귀를 누구보다 반겼다는 데얀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에 김성주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경기가 연장에 돌입했을 때는 서정원 감독과 함께 부상에서 돌아온 박기동이 골을 넣었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박기동은 헤딩골을 성공시키고 하트 세리머니를 했다.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2연승을 달리고 있던 제주도 저력이 있었다. 수원이 도망가면 제주는 따라갔다. 후반 막판 터진 김성주의 골도, 연장 종료 직전 터진 찌아구의 골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만든 골이었다.

 

승부차기가 시작된 뒤에는 수원의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이 다시 주인공이 됐다. 신화용은 최근 FA컵 16강과 ACL 8강에서 신들린듯한 선방을 보여주며 수원에 승리를 안긴 골키퍼다. 서 감독의 복귀전에서도 그는 몸을 날리며 상대 슈팅을 막았다. 제주의 키커 3명이 차례대로 신화용에게 막혔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제주 골키퍼 이창근의 슛이 골대를 넘어가며 수원의 승리가 완성됐다.

서 감독은 복귀전에 승리를 선물한 베테랑들에게 고마워했다. “팀이 무너지지 않고 힘들 때 버텨나가는 것은 분명 노장들 덕분”이라며 “팀을 잘 이끌고 하고자 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는 등 어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된다”라며 염기훈, 데얀 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승부차기에서 선방쇼를 펼친 신화용의 활약에는 “이운재 코치도 선수 시절 선방을 잘 했지만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기량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며 극찬했다.

서 감독이 빅버드에 복귀한 날, 팬들은 ‘서정원’을 연호했고 선수들은 승리를 선물했다. 서 감독과 수원은 이제 다시 뛴다. 중요한 경기들이 연달아 잡혀있다. 20일에는 포항스틸러스와 스플릿라운드 시작 전 마지막 리그 경기를 치르고, 24일에는 가시마앤틀러스와 ‘2018 ACL’ 4강 2차전 경기가 열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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