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팀이었던 독일이 뜻밖의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 성적은 암흑기 시절과 비슷하다.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UNL)’ 리그A 1그룹 경기에서 프랑스가 독일을 2-1로 꺾었다. 독일이 전반 14분 토니 크로스의 골로 앞서갔지만, 프랑스는 후반 17분과 후반 35분 앙투안 그리즈만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로써 독일의 10월 A매치 2연전 결과는 2전 전패다. 독일은 앞선 14일 네덜란드 원정에서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독일은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맞아 총 1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이다.

독일은 올해가 다 지나지도 않은 가운데 벌써 6패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 역사상 최초다. 독일은 지난 3월부터 브라질, 오스트리아(이상 친선경기), 멕시코, 한국(이상 2018 러시아월드컵), 네덜란드, 프랑스(이상 UNL)에 각각 패배했다.

득점과 실점 양쪽에서 독일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열린 11경기 중 무실점 경기는 지난 9월 프랑스와 0-0으로 비긴 경기뿐이었다. 나머지 10경기에서는 모두 실점했다. ‘1년에 열린 경기 중 무실점 경기가 9%’에 불과한 것도 독일로선 기록적이다. 1954년 열린 모든 A매치에서 실점한 뒤 64년 만에 최악이다. 또한 월드컵 한국전부터 UNL 프랑스전, 네덜란드전까지 대회 경기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는데, 이는 독일 역사상 최초다.

실리적인 성향이 강했던 전통과 달리, 현재 독일은 공격 기회를 낭비하는 팀이다. 독일은 UNL 세 경기를 통해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73번이나 볼 터치를 기록했다. 공격 전개는 준수했다. 그러나 득점은 페널티킥 1개가 전부다. 그만큼 결정력이 떨어진다. 상대 골문 앞에서는 결정력이, 독일 골문 앞에서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방어력이 부족하다. 독일의 대표적인 장점이 모두 희석돼 있다.

‘망하지 않는 팀’ 독일은 연패도 거의 당하지 않았다. 독일이 대회 경기에서 연패를 당한 건 2000년 이후 처음이다. 2000년은 ‘유로 2000’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하며 독일 역사상 최악의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들었던 시기다.

암흑기였던 2000년 당시와 달리, 현재 독일은 재능 있는 선수가 넘쳐난다. 당시 독일 대표하는 테크니션이었던 메멧 숄, 제바스티안 다이슬러 정도의 선수가 현재 독일에서는 매 연령대마다 배출되고 있다. 기술적 수준과 대표급 선수의 숫자는 향상됐지만, 축구 시스템의 발전이 언제나 대표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지금 독일이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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