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10월 A매치 소집명단에 박지수(경남FC)와 이진현(포항스틸러스)을 깜짝 발탁했다. 두 선수 모두 첫 A대표팀 소집이었다. A매치 데뷔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두 선수는 많은 것을 소속팀에 돌아갔다.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전을 끝으로 10월 A매치를 위해 소집된 25명의 선수가 모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우루과이, 파나마와 2연전을 치르며 멘투 감독은 그리 많은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조기 복귀한 이재성을 비롯해 김진현, 김승대, 정승현, 이승우, 박지수, 이진현 등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팀에 돌아갔다.

나라를 대표해 A매치에 출전하는 건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박지수와 이진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선발됐다. 10월 A매치 2연전에 출전 못한 다른 선수들은 A매치 경험이 있지만 이들은 전무하다. 두 선수는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며 목표했던 A매치 데뷔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 10일 파주NFC에서 만난 수비수 이용은 어린 선수들이 A대표팀에 들어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이번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감을 갖고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진심 어린 조언도 했다.

이용의 바람대로 박지수와 이진현은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고 했다. 박지수는 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 ‘풋볼리스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표팀이 배우러 가는 곳은 아니지만,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을 했었다. 파나마전이 끝난 뒤 만난 그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형들을 많이 보고 많이 배웠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더 발전할 것이다. 만약 다음에도 뽑히게 된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들어와 A매체 데뷔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지수의 장점은 스피드와 기술이다. 박지수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킥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센터백부터 시작하는 공격 전개를 연습할 때 박지수의 킥은 좌우 풀백 앞으로 정확하게 떨어지며 보고 있던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선수 스스로는 빌드업 능력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느꼈다. 그는 “팀에서는 빌드업 비중이 작은데 대표팀에서는 빌드업 훈련을 상당히 많이 했다. 그러면서 더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한다. 발을 잘 쓰는 수비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박지수는 믹스트존은 떠나기 전 “(장)현수 형과 (김)영권이 형, (김)민재와 (정)승현이를 보며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 이들 장점을 다 카피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진현도 우루과이전과 파나마전을 모두 벤치에서 지켜봤다. 소속팀에서는 활동량과 기술을 앞세워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A대표팀에서는 기성용, 정우영, 남태희, 황인범 등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진현도 박지수와 마찬가지로 과제를 안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내가 이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확실히 방향을 잡은 것 같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고, 형들의 움직임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형들의 장점을 잘 흡수해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진현은 소속팀에서 주로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다. 최근에는 오른쪽 윙어로 나서기도 한다. 대표팀에서는 공수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남태희처럼 확실한 공격형 미드필더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성용처럼 뒤에 처져서 플레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파나마전에서 황인범이 했던 것처럼 다른 미드필더 사이를 오가며 공수 모두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공격과 수비를 둘 다 잘하는 미드필더가 되어야 한다는 게 이진현이 느낀 점이다. 그는 “공격적인 부분은 내가 잘하고 자신 있는 걸 계속 살려야 하고, 수비적인 부분은 더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라면서 “더 성장해 한국의 8번이 되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박지수, 이진현과 달리 경기에 출전했던 김문환도 느낀 게 많다. 그는 우루과이전을 벤치에서 지켜본 뒤 “세계적인 팀과의 경기는 밖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러웠고,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고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배우는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며 뽑혔던 선수들이 다음에도 소집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박지수와 이진현, 김문환 등 대표팀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 다음에도 선발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대표팀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이들이 축구선수로 한 단계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