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상대 골대 근처에서는 패스도, 움직임도 빨라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축구의 상식이다. 한국은 먼 길 오느라 지친 우루과이를 상대로 느린 플레이를 하며 긴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점차 공격 속도를 높이며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12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위 강호를 상대로 거둔 승리이자, 우루과이와의 8번째 맞대결만에 거둔 첫 승리다.

우루과이는 남미, 북중미, 유럽에서 한국으로 먼 길을 온 뒤 아직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했다. 우루과이 주장 디에고 고딘은 경기 전부터 “손흥민 등 한국 공격을 잘 막고 역습을 노릴 것”이록 말했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우루과이 멤버는 이번 선수단에서 제외된 호세 히메네스, 루이스 수아레스를 제외하고 최정예 멤버였다. 수아레스의 자리는 스페인라리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대체했기 때문에 시각에 따라 더욱 무서운 라인업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몸이 무거운 우루과이는 4-4-2 포메이션으로 대형을 유지하며 한국 공격을 막아내는데 집중했다.

한국은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 2-0 승리를 거둔 멤버 중 10명을 그대로 내보내며 다시 한 번 경기를 장악하려 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우루과이의 수준 높은 수비 조직력에 막혀 결정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정비되지 않은 전반 초반 황의조가 두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모두 슛을 하지 못했다. 이후 정우영, 남태희의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을 순환시켰지만 우루과이는 최후의 패스를 저지하거나 빗나가게 만들었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압박의 강도와 공격 속도를 높이려 했다. 우루과이도 과감한 중거리 슛이 많이 나오면서 전반전보다 더 활발한 경기가 전개됐다.

결국 공격할 때 패스의 전개 속도를 높인 것이 골로 이어졌다. 남태희가 원터치 패스로 밀어준 공을 황의조가 받는 순간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와 엉키며 넘어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된 뒤 공을 내려놓는 위치를 아주 약간 옮기는 것에 대해 신경전이 벌어졌다. 상황이 정리된 뒤 후반 21분 손흥민이 날린 킥은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재빨리 달려든 황의조가 골대 구석으로 차 넣으며 한국의 선제골을 완성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득점왕을 차지하며 A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등극한 황의조의 아시안게임 이후 첫 A매치 득점이다.

골을 내주자마자 약 1분 만에 아슬아슬하게 한국 문전을 위협한 우루과이는 후반 27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루카스 토레이라가 오른쪽으로 침투해 기습적인 드리블 돌파를 하자 홍철이 뚫렸다. 토레이라의 패스를 마티아스 베시노가 문전에서 받아 넣었다.

한국은 세트피스를 통해 결승골을 넣었다. 경기력이 향상돼 넣은 골은 아니었지만, 교체 투입된 장신 공격수 석현준의 헤딩이 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공격 옵션을 확인한 장면이었다. 후반 34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한 공이 에딘손 카바니의 발에 맞고 문전에 흘렀다. 정우영이 이 공을 재빨리 차 넣었다.

두 팀 모두 후반전에 미드필더를 대거 교체하며 선수들을 시험했고, 조직력이 흐트러진 뒤 더 많은 롱패스를 교환하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끝났다.

한국은 주전에 가까운 우루과이를 꺾었다는 점에서 성과를 남겼지만, 우루과이의 공격이 카바니에게 거의 슛 기회가 없을 정도로 무기력했다는 점 역시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점유율이 높았던 전반전의 비효율적인 공격 방식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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