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다시 한 번 장현수를 강하게 옹호했다. 남자 축구 대표팀에 대해 어떤 질문을 받든 자극적인 대답은 피하는 벤투 감독이지만, 장현수에게 힘을 실어줄 때는 다르다.
12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위 강호를 상대로 거둔 승리이자, 우루과이와의 8번째 대결 만에 거둔 첫 승리다.
장현수는 대표팀 멤버 중 가장 큰 비판을 받아 온 선수다. 벤투 감독의 첫 소집 일정이었던 지난 9월에도 코스타리카, 칠레를 상대로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는데 무실점을 유지하긴 했지만 백패스 미스 등 위험한 장면 때문에 비판 여론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벤투 감독은 지난 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장현수는 아주 잘 했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장현수에 대한 질문은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이날 질문은 장현수가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전제 위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질문한 기자보다 대중을 더 의식한 듯, 더 이상 장현수를 비난할 필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벤투 감독은 “장현수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과거는 내가 언급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장현수가 어떤 플레이를 했든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 점은 말하고 싶다. 이번 소집과 바로 전 소집에서 장현수가 3경기를 했는데 이 3경기만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축구를 했다. 평균을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상회하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 미래에 있어 상당히 도움을 줄 선수다.”
벤투 감독은 ‘아주’라는 뜻의 ‘무이토(muito)’를 네 번이나 반복했다. 장현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장차 대표팀의 중심 선수로 취급할 뜻을 명백하게 밝혔다. 벤투 감독은 “전반적으로 팀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 특정 선수(장현수)에 대해 그 이상으로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벤투 감독은 “좋은 수준의 경기를 했다고 본다. 상당 부분을 잘 컨트롤하며 경기했다. 전반전은 조금 더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이 끝났을 때 이미 앞서나갈 수도 있었다”며 강팀 우루과이를 꺾은 점과 경기 내용에 모두 만족한다고 했다. 아쉬웠던 점은 추후 분석을 거쳐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다만 “2-1로 앞선 이후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때부터 선수들이 긴장하고, 다급해 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갔다.
이날 두 명의 원톱 후보 모두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황의조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문전에서 흐른 공을 차 넣으며 골까지 기록했다. 석현준은 코너킥 상황에서 좋은 헤딩슛으로 정우영의 골에 간접 기여했다. 벤투 감독은 “석현준은 황의조와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라는 점을 염두에 뒀다”며 두 명을 모두 활용할 것을 암시했다. 석현준의 장점과 쓸모는 “상대가 전방압박을 할 때 석현준이 있으면 직선적인 플레이로 석현준에게 공을 전달할 수 있다. 석현준의 키핑과 연계 능력이 좋으므로 기용했다. 수비적으로도 석현준이 거칠게 상대 수비수들을 다룰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관중은 64,170명이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역대 8번째로 나온 만원 관중 A매치다. 벤투 감독은 인터뷰 첫 마디로 “경기 내용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만원 관중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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