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조기 탈락의 수모를 겪은 이후 스페인은 더 강해졌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오랜만에 불러 3연승을 완성했다. 파코 알카세르와 수소가 맹활약을 펼쳤다.

스페인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프린시팔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알카세르는 2골을 넣으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보여줬고, 수소는 4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엔리케 감독 부임 이후 스페인 대표팀 명단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월드컵 이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헤라르드 피케 등이 은퇴했고 호르디 알바, 디에고 코스타도 선발되지 않고 있다. 빈 자리는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다른 선수들로 채워졌다.

웨일스를 상대로 선발 출전한 선수 명단에서도 전과 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다비드 데헤아와 세르히오 라모스, 알바로 모라타 정도를 빼면 주축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아니었다. 알카세르와 수소, 라울 알비올, 다니 세바요스 등이 선발로 나섰다.

라이언 긱스 감독 체제에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웨일스도 100% 전력은 아니었다. 간판스타 가레스 베일이 근육 통증으로 결장했고 해리 윌슨, 에단 암파두 등이 아론 램지, 조 앨런 등과 함께 나섰다. 수비 전술은 올해 초 사용하던 스리백으로 다시 바뀌었다.

주축들이 빠졌다고 해도 스페인은 웨일스보다 한 수 위 기량을 보여줬다. 앨런과 암파두로 구성된 웨일스 미드필더진은 스페인의 사울 니게스, 세바요스, 로드리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다. 애슐리 윌리암스가 중심이 된 스리백은 조직적으로 너무 많은 허점을 노출했다.

스페인의 공격을 책임진 건 오랜만에 대표팀에 A매치에 나선 알카세르와 수소였다. 알카세르는 2016년 3월이, 수소는 2017년 11월이 스페인 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이 뛰어났다. 파코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소속으로 3경기에서 6골을 넣는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줬고, 수소는 AC밀란에서 7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전반 이른 시간부터 엔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페인은 전반 8분에 선제골을 넣었다. 수소에서 시작된 공격이 파코의 득점으로 마무리됐다. 오른쪽에 배치된 수소가 왼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웨인 헤네시가 달려 나와 펀칭한 공이 멀리 가지 않고 호세 가야 앞에 떨어졌다. 가야와 니게스를 거친 공이 파코 앞으로 왔고, 파코는 정확한 슈팅으로 골대 구석을 갈랐다.

수소는 전반 19분 도움을 기록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라모스의 헤딩골을 도왔다. 수소의 킥도 날카로웠지만 웨일스의 세트피스 수비가 너무 허술한 면도 있었다. 수소의 킥과 함께 라모스, 모라타, 알비올이 뒤로 돌아들어갔지만 이들을 제지하는 수비수가 전혀 없었다.

웨일스의 수비 집중력 부족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29분에는 수소가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윌리암스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게 다시 스페인에게 향했다. 카바요스가 공을 헤딩으로 공을 다시 앞으로 보내자, 알카세르가 달려들어 골로 마무리했다. 이 상황에서 웨일스 선수 6명이 페널티박스 안에 있었지만 서로 동선이 겹치며 허둥댔다.

후반에도 수소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달고 중앙으로 들어와 골대를 맞추는 슈팅을 때리는가 하면, 위협적인 크로스를 연신 전방으로 보냈다. 스페인의 전담 키커로 나선 수소는 후반 29분 코너킥으로 2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왼쪽에서 감아 찬 공을 교체 투입된 마르크 바르트라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웨일스는 스페인이 선수를 대거 교체한 후반이 돼서야 공격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웨일스 공격을 이끈 건 21세 젊은 미드필더 데이비드 브룩스였다. 브룩스는 166cm 단신 선수로 올 시즌 본머스로 이적하며 '빅 리그'에 데뷔했다. 브룩스가 윌슨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돼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를 시도하자 스페인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후반 44분에는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로 샘 보크스의 만회골을 돕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체면을 구겼던 스페인은 엔리케 감독과 함께 다시 순항하고 있다. 까다로운 상대인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웨일스를 상대로 3경기 동안 12골을 몰아넣는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3경기 12골은 1934년 3경기 14골을 잇는 기록이다. 반면 긱스 감독 체제에서 좋은 출발을 했던 웨일스는 2연패에 빠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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