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의 응원과 함성은 선수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전한 메시지처럼 팬들의 사랑 속에 선수들의 꿈도 이어진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은 역대급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64,170명의 응원 속에서 한국은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5위의 강호 우루과이를 2-1로 꺾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으며 불씨를 살린 한국축구 대표팀의 인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9월 A매치 2연전에서도 1승 1무로 선전하며 축구 열기는 지속되는 중이다.

축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A매치 관중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우루과이전 입장권은 예매 시작과 함께 급속도로 팔려나가 예매 시작 당일에 모두 매진돼버렸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도, 경기장에서 뛸 선수들도 많은 관중이 올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장의 열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하철 환승역인 합정역은 월드컵경기장에 가기 위한 축구팬들로 북적이었다.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린 뒤 계단을 올라 처음 눈에 보이는 광경은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었다.

역대 8번째로 만원 관중이 들어찬 서울월드컵기장은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자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 시작을 위해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붉은악마가 준비한 카드섹션이 경기장 4면을 채웠다. N석에는 태극문양이, S석에는 K리그 로고가 펼쳐졌고, 벤치 맞은 편 E석에는 ‘꿈★은 이어진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만원관중은 경기 내내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고, 응원가와 응원구호, 파도 타기 등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경기 막바지에는 휴대폰 플래시 라이트로 경기장을 비추며 장관을 연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벤투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말도 관중들에 대한 감사인사였다. 그는 “경기 내용을 이야기 하기 전에 만원 관중들께 감사 드리고 싶다. 이 분위기, 90분 동안 응원해준 것, 경기 막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끝까지 응원으로 힘을 불어넣어줬다는 것에 감사 드린다”라고 말했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도 경기장을 꽉 채운 응원 소리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선제골을 넣은 황의조는 “관중들을 위해서라도 골을 넣고 싶었다”라며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고, 카드섹션부터 응원까지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석현준도 “너무너무 힘이 된다. 오늘도 벤치에 앉아 함성 소리를 들으면서 소름이 계속 돋았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을 향한 여론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지금을 모두 경험한 선수들이 느끼는 감동은 더 크다. 손흥민 다른 선수들과 같이 감사함을 느꼈다. 그는 “너무나도 감사하다.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과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말고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많이 죄송스럽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신 분들이다. 감사라는 말로도 되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그는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많이 느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분위기가 안 좋을 때도 있어봤고, 좋을 때도 있어봤지만 좋을 때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런 좋은 분위기를 잃어버리지 않게.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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