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우루과이의 전력만 보면 지난 9월 한국을 괴롭혔던 칠레보다 더 강하다. 다만 바쁜 일정에 따른 체력 문제가 변수다.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가질 우루과이는 최정예에 가까운 22인 선수단으로 한국에 왔다. 수비에서 호세 히메네스, 공격에서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진 점은 아쉽다. 대신 더 중요한 선수인 디에고 고딘과 에딘손 카바니는 한국을 찾았다.

고딘과 카바니가 가장 주목받지만, 사실 우루과이의 팀 컬러를 결정하는 건 미드필드다.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꺾었을 당시 라인업이 그대로 유지된 포지션은 미드필드뿐이다. A매치 횟수가 비교적 적은 마티아스 베시노(28경기), 나히탄 난데스(18경기), 로드리고 벤탄쿠르(13경기), 루카스 토레이라(9경기)로 구성됐기 때문에 관심은 약간 떨어지지만 막강한 라인업이다. 각각 인테르밀란, 보카주니어스, 유벤투스, 아스널 등 세계적인 명문팀에서 뛰고 있기도 하다.

우루과이 미드필더 네 명 중에서 수비력이 빠지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베시노는 강력한 태클로 상대 미드필더들을 괴롭히는 수비력과 활동량의 소유자다. 벤탄쿠르와 토레이라는 수비력과 함께 공을 지키고 순환시키는 능력도 겸비했다. 난데스는 키가 172cm에 불과하지만 동료미드필더들처럼 강한 투쟁심과 킬 패스 능력을 갖췄다.

우루과이가 자랑하는 고딘 중심의 수비진 위에 미드필더 전원을 수비력 좋은 선수로 배치하기 때문에 빈틈을 찾기 어렵다. 선수 구성만 보면 지난 9월 한국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칠레의 미드필드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칠레처럼 전방 압박 중심의 전술을 쓰는 건 아니지만, 양 팀 미드필더끼리 대치할 때마다 한국 선수들은 난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으로 구성될 때, 단 두 명 만으로도 효과적인 공격을 해냈던 수아레스와 카바니의 콤비가 깨졌다는 점이 변수다. 두 공격수의 영리한 침투는 미드필더들의 전진 패스를 수월하게 만들었고, 공격수들끼리 절묘한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카바니의 파트너로 유력한 선수는 스페인라리가에서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막시 고메스와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다. 만약 수아레스의 역할 중 ‘득점 기회 창출’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카바니 원톱은 니콜라스 로데이로 등 공격형 미드필더가 받치게 만들 수도 있다.

카바니가 있기 때문에 우루과이는 칠레보다 까다롭다. 지난달 칠레는 한국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내고도 투톱 공격수들의 역량 부족으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반면 우루과이는 한결 강력한 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다.

다만 우루과이의 문제는 시차 적응이다. 지난 9월 2연전을 보면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의 데뷔전 상대였던 코스타리카는 컨디션 난조를 보인 반면, 일본을 거치며 시차에 충분히 적응했던 칠레는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우루과이 역시 원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경기 시간이 흐를수록 우루과이는 빨리 지치고, 한국의 K리거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세계적 강호 우루과이를 한국 사상 처음으로 꺾을 기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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