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브카시(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반둥보다 더운 날씨, 군데군데 흙과 잡초가 보이는 최악의 훈련장. 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김학범 감독은 “상대나 우리나 같은 조건”이라며 핑계를 대지 않았다.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오후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둔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에 위치한 SPH 치카랑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이 진행된 SPH치카랑은 자카르타 근교의 국제학교다. 이곳이 당초 대표팀에게 제공된 훈련장은 아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한 훈련장은 대표팀이 묵는 숙소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가 숙소와 비교적 가까운 연습 장소를 물색했고 베트남, 태국 등이 훈련을 했던 이곳을 선택했다.

훈련장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이후 사용했던 다른 훈련장들과 비교해도 최악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도 잔디 상태를 보고 놀란 표정이었다. 현지 교민들은 “반둥보다는 분명 환경이 열악할 것이다. 지금 상태도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한국의 스타일은 잔디를 많이 탄다. 반둥에서 열린 조별리그에서도 잔디가 길어 슈팅과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란과의 16강전이 치러질 위바야묵티스타디움은 잔디 상태가 더 좋지 않다. 현지 답사를 다녀온 김학범 감독도, 응원 준비 차 경기장을 둘러보고 온 교민들도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전 대표팀의 고민은 현지의 덥고 습한 날씨였다. 그러나 소집훈련간 국내에 폭염이 이어지며 더위에 적응을 마쳤었고, 조별리그가 열린 반둥을 지대가 높아 긴팔을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날이 선선했다. 그러나 자카르타와 브카시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온이 높고 습하다.

여러가지 상황이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김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운동 환경이 안 되는 것은 상대나 우리나 비슷할 것”이라며 “이런 환경이라도 몸을 잘 만들어서 점점 좋아지는 경기를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훈련장과 경기장의 잔디를 두고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조현우는 “잔디 상태가 비록 좋지 않지만 선수들이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잔디 상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잔디가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똑같은 조건 아닌가?”라고 되물은 뒤 “더 좋았으면 좋겠지만 이런 상황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라며 상대와 같은 조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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