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브카시(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은 이란과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있다. 이란을 넘고 금메달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골 맛을 본 손흥민이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남자축구 16강전을 치른다. 이제부터는 패배가 곧 탈락을 의미한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까다로운 이란이다. 이란은 아시아 국가 중 FIFA랭킹이 가장 높은 팀이다. 이번 대회에 21세 이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출전했지만 젼력은 만만치 않다. A대표팀과 달리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고 조직력도 매우 좋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란은 늘 한국을 괴롭힌 상대다. 역대 A대표팀 간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열세에 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3번 만나 1승 1무 1패로 박빙이었다. 이번 경기 역시 팽팽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리를 위해서는 선제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황의조를 축으로 손흥민, 나상호, 황인범 등이 공격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경기들에서 한국은 득점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힘겨워했다. 이란을 상대로도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경기는 어려워진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골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무대에서도 높이 평가 받는 슈팅 타이밍과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 소속팀 일정상 대표팀에 늦게 합류한 손흥민이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려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다시 손흥민이 터져줘야 한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기회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야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좌절을 맛본 손흥민이 이번에도 눈물을 흘린다면 그의 커리어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골을 넣긴 했지만 상당히 고전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막혀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중원에서 공 배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직접 중원에서 경기 운영까지 해야 했다. 이란전에서는 손흥민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선 이란의 공격적인 전술이 반갑다. 이란은 마냥 수비라인을 내리지 않는다. 공간도 더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공간이 있을 때 손흥민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측면을 허물고, 빈틈이 보이면 지체 없이 위력적인 슈팅을 때릴 수 있다. 공격파트너로 함께 나설 황의조, 나상호 등이 수비를 괴롭히며 부담을 덜어준다면 손흥민은 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번 대결이 손흥민에게는 이란 징크스를 깰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연령별 대표 시절을 통틀어 지난 10년간 이란전에 6번 출전했다. 그중 승리한 기억은 없다. 1번 비겼고 5번 패했다. 본인이 직접 골을 넣어 이란전 승리까지 이어진다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손흥민을 선발하고, 소속팀 토트넘홋스퍼가 시즌 중 그의 차출에 동의해 준 것은 모두 금메달을 위해서다. 금메달이 아니면 실패다. 공격을 책임질 손흥민이 이란을 뚫어야 하고,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손흥민이 빛나야 한국은 금메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