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브카시(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은 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는 이번 대회 인기팀이다. 이란과의 16강전을 앞두고도 수많은 교민들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23일 오후 한국은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에 위치한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한국은 SPH 치카랑 국제학교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의 훈련은 현지 시간 오후 4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시작 시간 1시간 전부터 운동장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국제학교를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들과 인근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훈련 소식을 듣고 모여든 것이다.

150명 가량이 운집하자 한국에 앞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던 방글라데시 대표팀도 당황했다. 교민들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방글라데시 선수들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곧 한국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고, 여기 저기서 환호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은 안전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교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운동장에 들어섰다. 손흥민, 이승우, 김민재 등이 지나갈 때에는 환호성이 더 높아졌다.

이날은 인도네시아의 명절이었기 때문에 많은 교민들이 훈련장에 모일 수 있었다. 학교 바로 앞에서 사는 사람은 물론, 선수들을 보려고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왔다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이 학교의 교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21일 대한축구협회가 학교측에 운동장 사용 협조 요청을 했고, 교장이 이 사실을 학생들에게 공지하면서 주변에 사는 교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SPH 치카랑은 전교생의 절반 가량이 한국인이다. 평소에도 교내에 한국인 많지만, 이날처럼 남녀노소 상관없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훈련장을 찾은 교민 중 한 명은 “이 곳에 온지 5년이 지났는데, 학교 안에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둥에서 매 경기마다 열띤 응원을 펼쳤던 응원단들도 이날 훈련장을 찾았다. 이들은 16강전에도 단제 응원을 준비하고 있고, 당일날 경기장을 찾을 교민이나 한국 축구팬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 사전 답사까지 다녀왔다. 경기장에 다녀온 이들은 “반둥과 비교했을 때 치카랑 경기장은 너무 열악하다. 잔디도 그렇고, 관중석도 아직 제대로 정비가 안된 느낌이었다. 열악한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열띤 응원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둥에서 조별리그가 열리는 동안 약 1,000여명의 교민들이 꾸준히 경기장을 찾아 한국을 응원했다. 이란전에서는 더 많은 교민들이 경기장에 모일 예정이다. 브카시 치카랑은 자카르타와 반둥의 중간에 위치해있어 양쪽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쉽게 모일 수 있다. 응원단 측에서는 2,0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응원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개 나이가 지극한 어른들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아들 같은 선수들이 왔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여기 있는 동안만이라도 힘을 팍팍 받아갈 수 있게 응원해 줘야 한다”라고 말한다. 열띤 응원이 국내에서는 논란이 되기도 했다. 1차전 당시 꽹과리를 가지고 응원을 했고, TV중계에 이 소리가 나가며 많은 시청자들이 불쾌해했다.

교민들도 이 소식을 듣고 2차전부터는 꽹과리 응원을 자제하고 있다. 1차전 당시 꽹과리를 쳤었다는 중년 여성은 “여기서는 다른 응원도구가 없다. 우리는 꽹과리를 치면서 흥을 돋우려는 의도였다”라며 “인터넷에서 ‘비행기타고 날아가서 꽹과리 치는 사람 손목을 꺾어버리고 싶다’라는 댓글을 봤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이후로 자제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 계신 국민들도 우리가 나쁜 의도로 꽹과리 응원을 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많은 교민들의 응원에 선수단도 큰 힘을 받으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조현우는 “교민들이 이렇게 와주셔서 너무 감사 드린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웅원 부탁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 역시 “교민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이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을 주는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선다”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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