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여름이면 몸이 올라온다는데 믿어줘야죠.”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은 선수를 믿었다. 이후에 골과 승점을 얻었다.

 

김 감독은 2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25라운드 상주상무 경기를 앞두고 믿음을 언급했다. 전반기에 좀처럼 골을 터뜨리지 못했던 황일수와 김승준이 골을 터뜨리고 있는 이유를 묻자 “선수들을 믿어줘야 합니다. 지금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 기록 정도는 해준다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기다림의 결과는 승리와 골이었다. 울산은 에스쿠데로와 주니오가 2골씩 넣으면서 4-1로 시원하게 이겼다. 김 감독이 신뢰한 선수들이 모두 맹활약했다. 에스쿠데로는 선제골을 넣은 뒤 김도훈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황일수는 주니오가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릴 때 수비 다리 사이로 공을 빼서 드리블을 한 뒤 도움을 줬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축하 받을 수 있는 경기입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이 자신들을 믿어줬기에 잘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8월들어 결승골 2골과 도움 1개를 기록하고 있는 황일수는 솔직하게 말했다. “전반기에 안 좋을 때 제가 감독님께 여름이 되면 올라올 거라고 말씀 드렸었거든요.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

 

황일수는 11월 첫 아이가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감독의 믿음과 첫 아이 잉태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 그는 “아이가 복덩이인가봐요”라며 활짝 웃었다.

 

에스쿠데로도 김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뒤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저한테 달려오는지도 몰랐습니다. 안긴 뒤에 좀 빨리 내려갔으면 좋겠는데 계속 고맙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근호도 김 감독이 배려해준 덕에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이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라며 “워낙 좋은 선수도 많기 때문에 부담 없이 뛸 수 있다”라고 했다. 이근호는 이날 후반전 11분에 들어와 상주 수비를 흔들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이근호가 들어온 뒤 급격하게 무너졌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프로 세계에서 믿음과 기다림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다.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감독은 가장 결과에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쉽지 않은 길로 돌아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다. 울산은 9경기 연속 무패다. 그는 “무패에 대해서는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면서 원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사진=울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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