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브카시(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우즈베키스탄은 우승후보다웠다. 시종일관 홍콩을 압도하며 8강에 진출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홍콩에 3-0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퇴장 악재까지 겹친 홍콩은 우즈베키스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를 시작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중앙 미드필더 이크롬존 알리바에프가 전방으로 올라가며 4-1-4-1 형태로 경기하는 시간도 많았다. 오딜존 샴로베코프가 포백 수비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1월 열린 ‘2018 아시아축연맹 23세이하(U-23) 챔피언십’ 챔피언에 올랐던 우즈베키스탄은 당시 우승 주역들이 주축을 이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대회에서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자보키르 시디코프가 여전히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시디코프는 166cm의 단신이지만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선수다. 한국도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시디코프를 막지 못해 무너졌다. 시디코프는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시디코프의 위치에 따라 좌우 공격을 책임진 자롤리딘 마샤리포프와 도스톤베크 캄다노프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전반 초반부터 시디코프는 드리블과 패스를 섞어 홍콩 수비를 흔들었다. 홍콩 수비는 공을 황급히 걷어내기 바빴다.

선제골 역시 경기를 지배한 우즈베키스탄의 몫이었다. 오른쪽에서 잡은 코너킥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캄다노프가 올린 코너킥을 홍콩 수비가 걷어내자, 페널티박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알리바에프가 강항 중거리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득점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은 공격에 집중했고, 전반 막판 홍콩 수비수 유 푸이 홍이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들어 더 날카로워졌다. 좌우풀백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특히 왼쪽 풀백 아크람존 코밀로프가 위협적이었다. 코밀로프는 적극적으로 전진해 공을 요구했고, 공을 받으면 수비 뒷공간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찌르거나 위협적이 크로스를 올렸다.

왼쪽 윙어 마샤리포프도 후반 15분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샤리포프는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앞을 가로막는 수비를 쉽게 제치고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공을 골키퍼가 쳐내자 자비킬로 우린보예프가 크로스를 올렸고, 시디코프가 마무리했다. 우린보예프는 5분 뒤 헤딩으로 직접 골을 넣기도 했다.

승리가 확정적이자 라프산 카이다로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시디코프와 마샤리포프가 후반 20분 먼저 교체됐고, 후반 34분에는 우린보예프도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우즈베키스탄의 공격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 중 최고 수준이다. 총 4경기를 치르며 13골을 넣었다. 반면 단 한골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수비도 자랑하고 있다.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조직력도 뛰어나고, 선수들도 여유가 있다. 한국이 16강에서 이란을 꺾고 8강에 진출한다면 우즈베키스탄과 만나게 된다.

사진=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