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울산현대 이적 이후 첫 골과 두 번째 골을 한꺼번에 터뜨린 세르히오 에스쿠데로는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

 

에스쿠데로는 22일 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상주상무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25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과 세 번째 골을 넣으면서 4-1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은 9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에스쿠데로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 7경기만에 골을 넣었다. 그는 첫 골을 넣은 뒤 자신을 믿어준 김도훈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뒤 “고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 한 행동은 예상 밖이었다. 울산에서 함께 뛰는 이근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울보 세르~~ 축하해~~ 한 남자의 진한 눈물’이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 영상 속에서 에스쿠데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동료 리차드가 에스쿠데로를 달랬고, 다른 선수들은 골을 넣고도 우는 에스쿠데로를 지켜보고 있었다.

 

에스쿠데로는 왜 두 골이나 넣고 울었을까? 에스쿠데로 기록을 보면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에스쿠데로는 울산에 오기 전까지 2017, 2018시즌을 통틀어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교토퍼플상가(일본 2부리그)에서 36경기 동안 2483분을 뛰고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골에 안도하고 스스로 감격했던 것이다.

 

“사실 에스쿠데로 기록을 보고 주저하기도 했었다. 다만 포지션이 지금처럼 공격형 미드필더나 처진 스트라이커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였었다. 김도훈 감독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해서 영입하게 됐다. 자신도 오랜 시간 동안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김현희 울산 사무국장)

에스쿠데로 골 뒤에는 김 감독 믿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풋볼리스트’와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을 믿어줘야 한다. 지금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 기록 정도는 해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런 신뢰 속에 에스쿠데로뿐 아니라 황일수와 김승준 그리고 박용우도 전반기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마음의 짐을 던 에스쿠데로가 더 많은 골을 넣어주리라 기대했다. 그는 “에스쿠데로는 골을 넣으면 몰아서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에스쿠데로는 FC서울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뛰면서 14골을 넣은 바 있다.  

 

사진= 이근호 인스타그램, 울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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