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2일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5라운드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는 단연 경남FC와 강원FC의 대결이다. 볼거리와 이야기가 모두 풍부하고, 경기력도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은 월드컵 이후 무패 행진 중인 유일한 팀이다. 7월부터 7승 3무를 거뒀다. 이 기간 동안 선두 전북현대(7승 1무 2패)보다 성적이 좋은 유일한 팀이다. 이 기간 동안 경기당 2.1득점 0.7실점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선두 전북을 조금씩 추격하며 ‘우승 카운트다운’을 저지할 수 있는 팀은 경남뿐이다. 전북과 경남의 승점차는 10점, 남은 K리그 일정은 팀당 14경기다. 경남 돌풍이 계속되며 승점차를 지금보다 줄일 수 있다면 시즌 끝까지 흥미진진한 우승 경쟁이 벌어질 것이고, 앞으로 서너 경기 동안 승점차가 더 벌어지면 그때부터 사실상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 분위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두 경기 전만 해도 경남의 압도적인 우세를 점쳤겠지만 지금은 강원도 상승세다. 강원은 고전 끝에 송경섭 전 감독과 결별했다. 김병수 신임 감독은 강원 데뷔전이었던 15일 전남드래곤즈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둬 팀의 3연패를 끊었다. 이어 19일에는 인천을 7-0으로 대파하며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제리치와 말컹의 득점왕 대결이 있어 두 팀의 경기가 더 뜨겁다. 현재 강원 공격수 제리치가 22골로 득점 1위, 경남의 말컹이 21골로 득점 2위다. 둘만의 득점왕 경쟁이다. 득점 3위 주니오(울산현대)의 기록이 11골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 경기당 득점력은 제리치가 경기당 0.92골, 말컹이 경기당 0.95골로 둘 다 경기당 한 골에 육박한다. K리그 역대 최강 수준의 득점왕 경쟁이다. 두 선수의 공격 포인트는 모두 25개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1을 넘는 선수도 둘뿐이다.

말컹은 월드컵 이후 10경기에서 1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각각 1골, 2골, 3골을 넣으며 매 경기 상대 수비를 압도했다. 말컹에게 득점 선두를 내주는 듯했던 제리치는 가장 최근 가진 인천전에서 4골을 몰아치며 다시 득점 선두에 올랐다.

키가 196cm인 두 공격수는 비슷한 듯 다르다. 제리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적의 26세 공격수다. 경험 많은 동유럽 장신 공격수답게 힘과 기술을 적절하게 섞어 상대를 공략할 줄 안다. 반면 무명인 상태에서 한국으로 온 24세 브라질 선수 말컹은 아직도 성장 중인 존재다.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할 때의 자유분방한 경기 스타일과 문전 플레이에 집중하는 올해 스타일이 다르다. 김종부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계속 연마되는 중이다.

두 팀의 골문도 보기 드문 볼거리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범영과 이범수가 형제 대결을 벌일 경우다. 형제가 한 팀에서 뛰거나 다른 팀으로 맞붙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지만 두 팀의 골키퍼가 형제라는 건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이범영은 강원의 붙박이 주전이다. 형의 그늘에 오래 가려져 있었으나 이번 시즌 선방쇼를 통해 주목 받고 있는 이범수는 경남의 골문을 두고 손정현과 경쟁 중이다. 두 선수 모두 수년 전부터 “형제 대결을 벌이는 것이 꿈”이라는 인터뷰를 여러 번 해 왔다.

두 팀은 지난 4월 시즌 첫 대결을 가졌다. 당시에는 강원이 홈 팀이었지만, 경남이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도 말컹과 제리치는 모두 득점했다.

22일 오후 7시 30분에 6경기가 일제히 열린다.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 전북과 대구FC, 울산현대와 상주상무, 제주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 인천과 전남의 경기가 벌어진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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