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조별리그 통과에는 성공했다.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며 계획보다 힘을 더 썼다. 선수들은 지칠 대로 지쳤고,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녹아웃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16강부터 진짜 고비가 시작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은 20일 키르기스스탄에 1-0으로 승리하며 E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당초 무난하게 조 1위를 확정 지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2차전부터 계획이 미끄러지며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한국은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하며 너무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김학범 감독은 골키퍼 포함 선발 6명을 교체하는 과감한 로테이션을 썼고, 결과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역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며 벤치에 아껴뒀던 주전 선수들도 후반 교체 투입될 수 밖에 없었고, 여기서부터 모든 게 꼬여버렸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대표팀은 만족할 만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최상의 전력으로 나섰지만 졸전 끝에 1-0 승리에 그쳤다. 아무리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쳤다 하더라도 두 팀의 전력 차를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승리는 했지만 잃은 게 더 많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16강에 출전할 수 없다. 김민재는 키르기스스탄 공격수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앞선 경기에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김민재는 경고 누적으로 1경기 출전정지를 받았다.

김민재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했을 때 그의 결장은 뼈아프다. 김 감독은 김민재의 공백을 황현수나 조유민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들이 김민재만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들은 아니다. 김민재가 없는 상황에서 플랜A 스리백을 쓸 경우 중앙에 세울 만한 선수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김건웅은 2차전에 미드필더로 출전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3차전에 김민재와 출전한 정태욱도 몇 차례 위험한 상황을 만들 뻔했다.

그렇다고 포백을 다시 들고 나오기도 부담스럽다. 포백을 사용할 경우 양쪽 풀백 자리에 누굴 세울 지가 고민이다. 대표팀의 측면 수비 1옵션은 왼쪽 김진야, 오른쪽 김문환이다. 두 선수 모두 체력 부담을 안고 있다. 소속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오른쪽 윙어나 오른쪽 풀백으로 주로 나섰던 김진야는 대표팀에서 왼쪽 수비수로 3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다. 오른쪽의 김문환도 3차전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인 선수다.

이들의 체력을 안배하자니 백업 자원들이 불안하다. 왼쪽 수비수로 분류된 이진현의 경우, 주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윙어를 보기도 하지만 측면 수비수는 생소한 자리다. 윙백이 아닌 풀백이라면 적응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른쪽에 설 수 있는 이시영의 경우, 전문 측면 수비수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지만 2차전에서 보인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 패하며 로테이션 계획이 꼬인 탓에 토너먼트 선수단 운영이 꼬여버렸다. 장윤호, 황인범 등 주축 미드필더들도 계획보다 많은 시간을 뛰며 체력 부담을 안고 토너먼트를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다.

육체적인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선수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대표팀은 잇단 졸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차전에서 떨어진 분위기를 3차전에서 뒤집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친 선수들을 최대한 회복시켜 이란을 맞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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