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 최고 베테랑 감독인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도 전북의 FA컵 부진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나마 생각해 볼 만한 이유는 ‘간절함 부족’이다.

전북은 8일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아산무궁화와 ‘2018 KEB하나은행 FA컵’ 5라운드(16강)를 치른 결과 1-2로 패배했다. K리그2 구단인 아산에 패배해 탈락했다. 3년 연속 2부 리그 팀에 졌고, FA컵 무관은 무려 13년째다.

지난 2년과는 달랐다. 최 감독은 2016년과 2017년 부천FC에 연속으로 패배한 건 부분적으로 전북이 힘을 뺐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번엔 조기 탈락을 면하기 위해 힘을 줬다. 그러나 이해하기 힘든 결정력 부족으로 홀린 듯 패배했다. “그때는 1.8군이나 1.5군을 내보냈다. 이번엔 공격진만 일부 교체했을 뿐 안 지려는 멤버를 짜고 갔다. 그런데도 졌다. 눈앞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골대 한 가운데에 있는 골키퍼에게 슛을 하더라. 득점 기회를 계속 만들었는데도 진 거라서 설명하기 힘들다.”

전북은 힘든 일정을 헤쳐 나가는 중이다. A매치 휴식기가 찾아오는 9월 초까지 9경기를 3~4일 간격으로 치러야 한다. 아산전은 그중 두 번째 경기였다. 비교적 비중이 낮고 쉬운 상대인만큼 아산전에서 2진급 멤버를 대거 투입할 수도 있었다. 최 감독은 그러나 아산전에 이용, 한교원 등 주전을 대거 투입하고도 패배했다. 힘을 빼지 않았기에 타격이 더 컸다.

최 감독은 “또 역전패를 당했다. 내가 라커룸에서 하는 말이라고는 ‘선제골을 넣은 뒤 2-0이 될 때까지 방심하지 말고 더 밀어붙여라’ 뿐인데, 두 번째 골을 못 넣더니 코너킥 두 방에 패배했다”라며 설명하기 힘든 패배라고 했다.

전북이 FA컵을 그리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짐작할 수 있는 이유다. 전북은 매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가 최우선 목표고, K리그1이 그 다음이고, FA컵은 중요하지 않다고 선언하며 시즌을 시작해 왔다. “감독이 애절하지 않아 보였나 보다. 나 스스로는 FA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속마음이 애절하지 않다면 선수들이 미팅에서 느낄 거다. 반면 다른 팀 멤버들은 우리와 하면 더 애절하게 한다. 거기서 차이가 생기는 것 아닐까.”

최 감독은 특유의 농담으로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정리했다. “한 번 정도는 K리그와 ACL을 다 포기하고 FA컵에 올인하는 해를 만들던지 해야겠다. 시즌 개막할 때부터 올해 목표는 FA컵이라고 선언하고. 승부차기 연습을 죽어라 하고.”

2연패다. 전북은 지난 5일 K리그2 2위 경남FC에 당한 패배에 이어 또 졌다. 연패를 당한 전북은 버거운 일정, 다가오는 ACL을 위해 흐름을 반전시켜야 한다. 최 감독은 “아직은 괜찮다. 다음 경기인 강원전(11일)까지 해결 못 하면 올해 가장 큰 고비가 올 거다”라고 말하며 강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산전에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한 반대급부로 다가오는 경기 중 하나 정도는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한다. “체력 부담이 누적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수비진에서 부상자가 절대 나오면 안 된다. 그러려면 다가오는 7경기 중 하나 정도는 걸러줘야 할 수밖에 없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