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완주 기자=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훈련 초점은 조직력에 맞춰져 있고, 조직력을 키우는 목적은 더 효과적으로 공격을 하기 위해서다. 훈련을 지켜보고,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며 측면이 대표팀 공격의 키워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출국을 이틀 앞둔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패턴 플레이 위주의 조직 훈련을 실시했다. 당초 5시로 예정됐던 훈련은 갑자기 내린 소나기 탓에 20여분 늦게 시작돼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훈련에는 8일 합류한 이승우와 황희찬도 처음부터 함께 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패스게임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구장 전체를 사용해 조직 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제 포지션대로 흩어져 자리했고, 곳곳에는 수비벽을 세웠다.

훈련은 최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해 최전방 공격수가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스리백 중 한 명이 측면으로 공을 길게 넘기거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거쳐 측면으로 공을 보내는 식이었다. 어떤 과정을 거치건 공을 측면 윙백에게 전달됐다.

왼쪽에 위치한 이진현과 김진야, 오른쪽에 선 이시영과 김문환은 높은 지점에서 공을 받아 빠르게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당초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됐던 이승우는 황의조, 황희찬, 나상호와 함께 최전방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양쪽 윙백에게 가장 많은 주문을 했다. 공을 받는 위치, 공을 받아 돌려 놓는 방향, 크로스의 타이밍 등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이민성 코치는 좌우전환을 빠르게 하라고 소리쳤고, 김은중 코치는 어정쩡한 높이로 크로스를 올리지 말고 머리나 발을 향해 정확히 보내라고 지시했다. 공격수들은 크로스의 높이와 방향에 따라 다양한 패턴으로 슈팅을 연결했다. 김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며 “(황)희찬이는 왜 슈팅이 밖으로만 가냐”, “(나)상호는 더 빨리 들어가야지”라고 소리쳤다.

이날 훈련의 대부분은 공을 측면으로 보냈다가 다시 중앙으로 올리는 패턴 플레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전진패스를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훈련 내용을 보면 코칭스태프가 상대 밀집수비를 깰 비책으로 측면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측면에 서게 될 윙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윙백으로 분류된 선수들의 자신들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있다. 이시영은 “전술적으로 스리백을 서고, 윙백이 중요한 게 사실이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공격적으로 많이 해서 상대가 내려섰을 때 사이드에서 풀어내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많은 찬스와 골을 만들어야 한다”하고 말했다.

김진야 역시 상대 측면 뒷공간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면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는 장면이 많을 것”이라며 “윙백이 공격적으로 올라가서 상대 뒷공간을 이용한다던가 와이드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열심히 뛰기보다는 체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필요 없는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선수가 함께 한 조직 훈련이 끝난 뒤에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공격수들은 슈팅 게임을, 수비수들은 조직력 다듬기를 이어갔다. 훈련의 마지막은 승부차기가 장식했다. 선수들이 팀을 나눴고, 조현우와 송범근도 번갈아 골문을 지켰다. 이승우와 황희찬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황희찬은 자기 편 골키퍼가 선방을 하거나 동료가 골을 넣으면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기뻐했고, 이승우도 조현우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성공한 후 골라인으로 날려가 세리머니를 했다.

대표팀은 10일 국내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한다. 마지막 훈련 역시 간단한 피지컬 훈련과 조직 훈련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11일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인도네시아로 날아간다. 아직 소속팀 일정을 소화 중인 손흥민은 13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선수단에 합류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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