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세르주 나브리(22세, TSG호펜하임)는 어린 나이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하며 주목 받았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독일로 돌아온 후 기량을 만개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있다.

나브리는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와 호펜하임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1분 골을 넣었다. 나브리의 골로 호펜하임은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28라운드 FC쾰른전에서 2골을 넣으며 6-0 대승을 이끌었던 나브리는 다시 한번 승점을 가져오는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호펜하임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브리는 최근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나브리는 2012년 아스널 소속으로 16세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 데뷔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잭 윌셔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에 이어 아스널 역사상 3번째로 어린 나이로 EPL에 데뷔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아스널 1군 소속으로 18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2015년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으로 임대를 떠나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고 단 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잉글랜드에서 실패에 가까운 성적을 낸 나브리는 2016년 여름 베르더브레멘으로 이적하며 독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적과 동시에 브레멘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클라우디오 피사로와 막스 크루제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전반기에만 7골 2도움을 올렸고, 후반기에 1골 2도움을 더 추가했다. 2016/2017시즌 종료와 함께 바이에른뮌헨이 나브리를 영입했고, 이번 시즌 호펜하임으로 임대했다.

시즌 초반 나브리는 호펜하임에서 없는 선수나 다름 없었다. 1라운드에 23분을 뛴 후 부상을 당해 5경기를 결장했고, 부상 복귀 후에도 한 경기를 소화한 뒤 다시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완전히 복귀한 후에는 에이스라는 별명이 어울릴만한 활약을 하고 있다.

나브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9경기에 나서 8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아직 5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찍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함께 리그 4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번 시즌은 고전이 예상됐다. 세바스티안 루디, 니클라스 쥘레, 제리미 톨리안 등이 개막 전에 다른 팀으로 떠났고, 시즌 중에는 케렘 데미르바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다. 한 때 리그 순위가 9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나브리가 잠재력을 폭발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나브리는 윙어는 물론, 스트라이커, 윙백까지 오가며 팀을 돕고 있다. 팀 내에서 공격 스탯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한 명도 나브리다. 경기당 슈팅(2.3개)과 드리블 돌파(2.2회)는 팀 내 1위이고, 키패스 성공은(1.3개)은 데미르바이(1.6개)에 이른 2위다. 특히 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나브리는 슈팅 3.2개당 1골씩을 넣고 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66개, 바이에른)보다 높은 결정력이다.

나브리의 활약 속에 호펜하임은 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9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도 7위로 올라왔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바이어04레버쿠젠(승점 48점)과는 승점 5점 차다. 5경기 밖에 남지 않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UCL 진출 희망도 살릴 수 있다.

유망주에서 어엿한 에이스로 거듭난 나브리의 활약에 호펜하임 뿐 아니라 바이에른도 만족하고 있다. 나브리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원 소속팀 바이에른으로 복귀한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서른이 넘은 아르연 로번과 프랑크 리베리의 은퇴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나브리가 당장 바이에른에서 주전으로 뛰기는 어렵지만 든든한 백업 역할을 해줄 수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