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가장 어려울 때 가장 좋았을 때 이끌었던 팀을 만난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매주가 위기다.

 

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스틸러스와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6라운드 경기를 한다. 5라운드 현재 서울은 3무 2패로 11위다. 무엇보다 1승도 하지 못했다. 서울팬들은 홈 경기장에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걸개를 걸었을 정도다. 아무리 리빌딩 과정이라고 해도 승리가 없는 것을 변명할 수는 없다.

 

“마음이 무겁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황 감독은 10일 구리GS챔피언스파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로 진용을 꾸리고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과 팬 모두 해결책을 알고 있다. 승리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전술변화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대가 쉽지 않다. 포항은 지난 5라운드 전북현대와 한 경기에서 패했지만 3승 1무 1패로 3위에 있다. 경기력도 좋다. 최순호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정교한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팀에 새롭게 합류한 송승민, 정원진(임대복귀), 레오가말류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승대도 팀이 원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황 감독은 포항과 각별한 관계다. 선수시절 포항에서 뛰었을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 가장 처음 능력을 보여준 팀이기도 하다. 황 감독은 2011년 포항에 부임해 K리그 클래식 우승(2013)과 FA컵 우승(2012, 2013)을 차지했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인상적인 경기를 해 ‘황선대원군’이라는 별칭도 얻었었다.

 

서울에서는 포항 성공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팬들은 황 감독이 ‘서울을 포항으로 만들려고 한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이 지닌 색깔을 존중하지 않고 포항처럼 리빌딩 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황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바뀌지 않지만, 이상만 가지고 밀어붙이면 위험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황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 예전보다 좋은 선수가 줄었으나 서울이 5라운드까지 승리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황 감독은 자신이 몸 담았었고 현재 잘 나가고 있는 포항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황 감독과 서울을 향한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말에는 살아난 울산현대를 만나야 한다.

 

프로 세계와 승부는 잔인하다. 이겨야 그 뒤에 있는 빛을 볼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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