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일본축구협회(JFA)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2개월 남은 상황에서 니시노 아키라(63) 기술위원장을 감독으로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누구보다도 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만약에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질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7일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해임하고 8일 니시노 감독을 선임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독선적으로 팀을 운영하며 성적까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 성적을 걱정한 다지마 고조 회장은 직접 할릴호지치를 해임하는 결단을 내린 뒤 니시노 기술위원장을 새로운 감독으로 선발했다.

 

신임 니시노 감독은 명망 있는 인사다. 명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지도자 생활은 1991년부터 시작했고, ‘1994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일본 올림픽 대표팀을 맡아 좋은 성적을 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2승 1패를 거뒀다. 첫 경기에서는 브라질을 1-0으로 꺾으며 주목을 받았었다.

 

그는 1998년 가시와레이솔 감독을 맡으며 당시 선수였던 홍명보를 J리그 최초의 외국인 주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니시노 감독은 감바오사카에서 9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고, 2008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었다. 비셀고베와 나고야그램퍼스를 거쳤다. 그는 2015년 이후에는 지휘봉을 잡지 않았다. 2016년 3월에 JFA 기술위원장에 취임했다.

 

니시노 감독은 대표팀 코치인 데구라모리 마코토와 함께 후임 감독 물망에 올랐었다. 고조 회장과 JFA가 니시노를 고른 이유는 높은 인지도와 풍부한 경험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위치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데구라모리 코치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을 4위로 이끈 지도자다. 그는 실력은 인정 받았으나 인지도가 낮고 여전히 젊다.

 

“아무래도 니시노 기술위원장이 경력이나 카리스마에서 더 낫다고 본다. 책임을 지더라도 니시노 기술위원장이 지는 게 낫지 않겠나. 데구라모리는 아직 젊다. 만약에 잘못됐을 경우에 일본은 젊은 지도자를 잃을 수도 있다.” (재일교포 기자 신무광)

 

니시노 감독은 전술적으로 빼어나다는 평가는 받지 못한다. 다만 팀을 아우를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갖췄다. 일본은 에이스라 할 수 있는 가가와 신지, 혼다 게이스케, 오카자키 신지가 팀에서 불안한 입지에 있었다. 니시노 감독은 이 세 선수를 다독이면서 월드컵에서 팀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 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 감독을 맡는 것은 축구인이 모두 바라는 영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수많은 비난과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 감독이 아닌 자국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는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다지마 회장과 니시노 감독도 이를 잘 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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