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성남FC는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에서 가장 지독하게 수비하는 팀이다.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려면 남은 2경기 동안 더 지독해져야 한다.

성남은 챌린지 34라운드 현재 4위에 올라 있다. 남은 두 라운드 동안 현재 순위만 지키면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 5위 부천FC가 승점 1점차로 따라오고 있기 때문에 불안한 상태다. 대신 3위 아산무궁화를 승점 1점차로 추격 중이라 순위를 더 끌어올린 채 정규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성남은 공격이 약하고 수비가 좋다. 성남의 득점은 단 37골이다. 챌린지 10팀 중 공동 8위에 불과하다. 9위 안산그리너스보다 득점이 많을 뿐, 최하위 대전보다도 골을 적게 넣었다. 빈곤한 득점력으로 승격 싸움을 할 수 있는 건 단 28골만 내준 수비 덕분이다. 28실점은 2위 부산아이파크와 함께 공동 최소실점이다.

박경훈 감독의 변신이었다. 박 감독은 제주유나이티드를 지휘하던 시절 기술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챌린지를 처음 경험하면서 성남 선수 구성에 맞는 축구를 고민했고, 혼란기를 거쳐 수비적인 축구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내자 팀 컬러로 정착시켰다.

시즌 중반에 위기도 있었다. 올해 성남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성공작인 센터백 오르슐리치가 부상을 당해 지난 8월 이탈했다. 수비가 흔들리며 8월 한 달 동안 5경기 연속 실점을 내줬다. 최근 수비가 다시 안정됐고, 4경기 연속 무실점을 통해 2승 2무를 거뒀다.

수비 안정을 찾은 건 주장 배승진의 활약 덕분이다. 센터백 중 한 자리는 이번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23세 유망주 연제운의 차지였다. 오르슐리치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 배승진이 선택됐다. 미드필더와 수비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배승진은 연제운과 함께 안정적인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특유의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도 종종 보여준다. 센터백 김태윤, 문지환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배승진이 주전으로 잘 자리잡아준 건 천만다행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활동량이 많은 이후권, 안상현 조합이 자리 잡았다. 90분 내내 집중력이 높은 두 미드필더가 수비라인 앞을 보호한다. 좀 더 공격적인 경기를 원할 때는 이후권이 전진해 4-1-4-1 대형과 비슷한 구조를 만들 수 있어 경기 중 전략 변화에도 용이하다.

수비가 좋은 팀은 보통 토너먼트 대회에서 힘을 발휘한다. 4위 이내로 시즌을 마친 뒤 승격 플레이오프, 승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해 클래식으로 올라가려면 성남의 스타일이 유리할 수 있다. 박 감독도 “우리가 유리할 수 있다. 무실점 팀 컬러를 일단 유지해야 한다.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비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성남 공격진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박성호가 8골에 불과하다. 김동찬이 여름 이적시장에 합류해 14경기 만에 6골을 몰아치긴 했지만 경기별 기복이 심했다. 외국인 공격수 중 유일하게 부상 없이 활약 중인 흘로홉스키가 4골로 힘을 보태고 있다. 확실한 득점 루트가 없는 성남은 공격진이 돌아가면서 골을 터뜨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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