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수원삼성은 후반 31분 미드필더 김민우(27)의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두 달만에 홈 경기 승리를 신고할 수 있었다. 9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김민우의 왼발 슈팅은 빗줄기를 뚫고 골대와 골키퍼 사이의 작은 공간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수비수 매튜의 로빙 스루 패스를 받아 제주 측면 배후 공간을 파고든 김민우가 크로스 패스 대신 슈팅을 택한 것은 욕심 때문은 아니었다. 슈팅 보다 크로스 패스가 안정적인 상황이었지만, 그 전까지 시도한 여러 차례 크로스 패스 시도가 문전에서 동료 선수들의 부정확한 슈팅으로 무산되자 다른 선택을 했다.

“전반전에도 (기회가) 한 차례 있었고, 후반전에도 두 차례가 있었다. 계속 크로스를 했는데, 거기까지 가는 내용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조금 안 좋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김민우는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담지 않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저도 굉장히, 경기 중에, 많이, 뭐랄까…” 김민우는 그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부드러운 단어를 찾고자 했다.

“조금, 혼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으로 마무리한 김민우는 “골 장면에서는 그 전에 몇 차례 실수를 했기에 일단 슈팅을 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슈팅했다”고 설명했다. 회심의 슈팅은 골로 적중했다. 요행수는 아니었다. “일단 슈팅이 잘 맞았고, 내가 노리려고 했던 코스로 잘 가서 골이 나올 수 있었다.” 원한 방향으로 찼다는 말은 참일 것이다. 그 코스 밖에 골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김민우는 득점 소감 보다 “최근 홈에서 경기력이 안좋았는데,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며 팀의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김민우는 전반전에 부진해보였는데, 후반전 시작과 함께 공격의 불을 당긴 주역이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일부러 김민우에게 전반전에는 체력을 아꼈다가 후반전에 치고 나가라고 주문했다. 김민우는 주문대로 따랐다. 후반전을 지배했다.

“전반전에는 체력을 안배하며 볼 소유를 많이 했다. 후반전에는 우리가 최근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집중하자고 말했다. 여기서 떨어지면 안된다고. 더 해야 한다고, 한발 더 하자고 얘기했다.”

이날 경기에는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 신태용이 찾아와 선수를 점검했다. 김민우는 K리그 복귀 이후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으나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바 있다. 수원 입단 후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김민우의 이름은 다시금 대표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민우는 “(신 감독이 온 것을) 경기 전에 알고는 있었으나 최대한 그런 부분은 신경 안 쓰려고 노력했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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