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무기력증’이 심각하다. 디오구 조타에게 밀린 데 이어 제르단 샤키리에게도 밀릴 지경이다.
9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를 가진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이 1-1 무승부를 거뒀다. 리버풀이 전반 13분 모하메드 살라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고, 맨시티는 전반 31분 가브리엘 제주스의 골로 따라붙었다.
이날 가장 먼저 벤치로 물러난 선수가 피르미누였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플랜 B’인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살라를 두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피르미누, 좌우 윙어로 사디오 마네와 조타를 배치했다. 그러나 경기가 영 풀리지 않자 후반 14분 일찌감치 피르미누 대신 샤키리를 투입했다.
피르미누가 남긴 기록은 초라했다. 슛 2회 중 유효슛은 없었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특히 심각하다. 드리블 돌파 1회 성공, 공중볼 1회 획득 등 사소한 세부기록이 있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활약은 아니다.
장점으로 꼽혀 온 전방압박과 수비가담 능력마저 실종됐다. 피르미누는 공 탈취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가로채기 기록도 없었다.
피르미누는 지난 시즌부터 파괴력이 떨어졌다는 우려를 받았다. 리버풀 이적 이후 4시즌 연속으로 EPL 10골을 넘기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9골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결정력은 떨어졌을지언정 8도움이나 기록하며 어시스트 능력은 여전했기 때문에 우려의 폭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EPL에서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단 1골 2도움에 그쳤다.
맨시티전을 앞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아탈란타 원정 경기에서 피르미누는 조타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리버풀이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늘 피르미누의 것이었던 원톱 자리를 조타가 차지했다. 그리고 조타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조타는 이번 시즌 EPL 3골, UCL 4골을 넣으며 피르미누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시티전을 앞두고 클롭 감독은 ‘위기의 애제자’ 피르미누에 대해 “정말 여러 번 우리 팀의 승리를 만들어 온 선수다. 피르미누가 우리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 없다”고 강하게 옹호했다. 그러나 실제로 피르미누의 출장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리버풀은 총 7명의 공격자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피르미누는 물론 주전이었지만, 지금은 조타에게 자리를 조금씩 내주고 있다. 부진이 길어진다면 ‘4옵션’ 역할조자 샤키리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 다쿠미가 피르미누의 백업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시험해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디보크 오리기의 경우 사실상 전력 외 취급을 받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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