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유지선 기자= FC안양의 슈퍼 루키 조규성(21)이 ‘제1의 조규성’이 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1라운드 경기에서 안양이 부천FC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안양은 전반전 종료 직전 알렉스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두 골을 잇달아 실점했다. 그러나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김원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가까스로 승점 1점을 챙겼다. 부천전 무승부로 안양은 5경기 째 이어오던 연승 행진이 멈춰 섰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규성은 “6연승에 대한 간절함도 있었고, 올해 부천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꼭 이기자고 다짐했었다”면서 “그런데 선수들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후반전에는 1-0으로 앞서던 스코어까지 뒤집혔다. 그래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뛴 덕분에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양은 1-0으로 앞서던 전반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부천이 후반전 교체 카드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후반 30분과 후반 36분에는 정택훈과 닐손주니어가 각각 득점하면서 부천이 안양을 2-1로 따돌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안양 선수들은 하프라인에 모여 한차례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규성은 “(김)원민이 형이 밖에서 경기를 보다가 교체로 들어왔는데, 우리가 자신감을 많이 잃은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 그래서 원민이 형이 ‘처지지 말아라, 우리가 하던 대로 여유 있게 볼 소유를 많이 하면 되는데 왜 그러느냐’고 말했다. 원민이 형이 경기 조율을 해줬고, 마지막에는 동점골까지 자신 있게 넣어줬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규성에겐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경기였다. 조규성은 이날 득점할 경우 구단 최초로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침묵하면서 연속골 행진도 멈추게 됐다. “경기 전부터 의식이 많이 됐었다”던 조규성은 “사실 페널티킥이 주어졌을 때 차고 싶었다.(웃음) 그런데 알렉스가 자신 있게 차고 싶다고 하더라. 개인 기록보다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알렉스에게 양보했다”며 무득점에 대한 아쉬움을 넌지시 내비쳤다.

비록 부천을 상대로 연속골 도전에 실패했지만, 조규성이 최근 K리그2에서 가장 날카로운 발끝을 뽐낸 선수 중 한명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어느새 10골을 터뜨리며 득점 4위로 올라섰다. 지금의 기세라면 내년 개최되는 올림픽 출전도 기대해볼만하다는 평가다.

조규성은 “주변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 것 같다”면서 “지금처럼 열심히 득점하다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제2의 황의조’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황의조와 스타일이 다른데, 제1의 조규성이 되는 것이 어떠냐고 하시는 분도 있더라. 나도 동의한다. 황의조 선수도 정말 훌륭하고 존경하는 선수지만, 제 스타일대로 해서 진짜 조규성이 되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팔라시오스와 알렉스 등 옆에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특히 조규성과 알렉스, 팔라시오스는 안양이 자랑하는 공격 삼각편대다. 세 선수가 최전방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이 굉장히 위협적이라, 상대 팀이라면 누구나 껄끄러워 한다. 조규성은 두 선수 덕분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팔라시오스는 굉장히 착하다. 뭐라고 하더라도 다 수긍을 한다. 정말 대인배다. 그런데 알렉스는 정반대”라고 밝힌 조규성은 “알렉스는 실수를 하면 그라운드에서 숨김없이 불만을 표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동료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 같다. 의사소통에도 문제는 없다. 한국어를 꽤 잘한다. 두 선수가 가장 자주 하는 한국어는 ‘힘들어, 아파’다. 정신력이나 실력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두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며 팔라시오스, 알렉스와 함께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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