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우리가 높이로 싸워도 괜찮겠지만, 속도를 앞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주전 공격수를 시즌 중에 잃으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전북현대는 그렇지 않았다.

 

전북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한 ‘하나원큐 K리그1 2019’ 22라운드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홍정호가 2골을 넣었고 김승대와 로페즈가 각각 1골씩 넣었다.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경기 전에 전북이 이렇게 대승하리라 본 이는 거의 없었다. 김신욱이 서울과 할 때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김신욱은 서울을 가장 괴롭힌 선수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울산 때부터 김신욱에게 많이 당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북은 주전 미드필더 신형민까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채 경기했다. 모라이스 감독만이 “전북은 선수 하나 빠진다고 해서 달라지는 팀은 아니다”라며 여유를 부렸었다.

 

전북은 계속해서 먼저 골을 넣으며 서울을 앞서갔다. 전북은 원정에서도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서울을 압박했다. 측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예전 전북이 보인 장점을 그대로 이용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간 이적생 김승대도 전북 색깔에 맞추는 듯 했다. 후반 24분, 이동국이 나가고 권경원이 들어오면서 예전에 보지 못한 색깔을 냈다. 김승대가 최전방으로 올라가 로페즈와 함께하면서 공격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2-2로 맞서던 후반 31분, 전북은 속도로 골을 넣었다. 로페즈가 상대 실책을 틈타 공을 얻어냈고, 바로 전방으로 질주하는 김승대에게 공간 패스를 넣어줬다. 김승대는 상대 수비가 따라 붙기도 전에 골을 터뜨렸다. 서울이 실수하긴 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북은 후반 38분에도 빠른 역습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김승대와 문선민 그리고 로페즈가 함께했다. 김승대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아 바로 로페즈에게 내줬고, 로페즈는 다시 문선민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문선민은 골키퍼를 제치고 측면으로 치고 나간 이후에 침착하게 다시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해 로페즈 골을 도왔다. 세 선수는 서울 수비가 채 따라 오기도 전에 골을 넣었다.

 

김승대는 팀에 합류해 훈련을 하루 밖에 함께하지 못했으나 전북에 또 다른 가능성을 심어줬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한 인터뷰에서 “같이 뛰어보니까 각자 맡은 임무에서 최선 다하더라. 나도 안 뛰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전북이 왜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지 알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장점만 보여준다면 더 좋은 장면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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