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서 막내답지 않은 행보를 보여주며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새겼다.

16일(한국시간) 폴란드의 우치에 위치한 스타디온 비드제브에서 열린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했다. 첫 우승 도전이 아쉽게 좌절된 한국은 준우승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우승하고 돌아가 트로피를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던 이강인의 꿈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빛났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왼발과 볼 간수 능력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이강인의 몫이 됐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이강인의 활약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MVP를 차지한 것은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을 받은 것이 최고 성적표였다. 어린 나이에 들어 올린 골든볼 트로피라 더 의미 있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에 출전하는 수 있는 연령(만 20세)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 18세의 나이로 골든볼을 거머쥔 건 2005년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이다.

실력뿐만이 아니다. 리더십도 남달랐다. 이강인은 대회를 앞두고 누구도 선뜻 내뱉지 못했던 우승이란 단어를 스스럼없이 끄집어냈다. 이강인은 “처음부터 형들을 믿었기 때문에 우승이 목표라고 했던 것이다. 형들에게도 다함께 해보자고, 좋은 대회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거리낌 없이 형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중요한 순간에서는 형들에게 다가가 기합을 넣으면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라운드 입장을 앞두고 양 팀 선수가 일렬로 도열한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맨 앞에 선 주장 황태현을 시작으로 형들에게 차례로 악수를 건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막내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정정용호의 핵심이 된 이강인, 그라운드 안팎에서 활약한 이강인은 이번 대회 MVP가 될 자격이 충분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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