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12년 전 홍명보 감독에게 아픔을 선사했던 벨기에와 알제리. 만약 이번에 만난다면 그때보다는 한국의 승산이 있다고 할 만하다.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이 열린다. 추첨식에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본선 참가가 확정된 42개국 사령탑들이 참석한다. 스포츠의 나라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톰 브래디, 애런 저지, 샤킬 오닐 등 여러 스포츠 스타들이 조주첨을 도울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석도 예고됐다.

10여 년 만에 국가대표 감독으로 돌아온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만났던 나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러시아는 본인들이 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벨기에와 알제리는 각자 대륙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올랐다. 벨기에는 포트1, 알제리는 포트3으로 포트2인 한국과 다른 포트에 배정됐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도 같은 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홍명보호는 알제리와 벨기에에 상처를 입었다.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 1-1 무승부를 거뒀던 한국은 2차전 알제리에 2-4 참패를 당했다. 전반에만 3실점을 당하며 손쓸 틈도 없이 무너졌다. 이어진 3차전에서는 벨기에를 만나 0-1로 패하며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조별리그 승리 없이 월드컵을 마쳤다.

이번에도 벨기에와 알제리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그럼에도 2014년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분명한 전력 상승이 일어난 반면 다른 두 국가는 전력이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벨기에는 2010년대 ‘황금세대’가 저물며 전력이 약화됐다. 에덴 아자르, 드리스 메르텐스, 마루앙 펠라이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뱅상 콩파니 등이 모두 은퇴하고 케빈 더브라위너, 티보 쿠르투아, 로멜루 루카쿠 정도만 남았다. 여전히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많지만 그들이 소속팀의 에이스인 경우는 많지 않다.

알제리는 그때처럼 지금도 유명하지 않지만 좋은 선수들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대표팀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나빌 벤탈렙, 아이사 만디, 리야드 마레즈 등이 모두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건 불안 요소다. 모하메드 아무라, 라얀 아이트누리 등 20대 선수들이 이들을 받치는 구조여서 월드컵까지 얼마만큼 조직력을 다지느냐가 변수가 될 걸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 두 팀을 만나는 게 최악은 아니다. 벨기에는 포트1만 놓고 봤을 때 상대적 약체임이 분명하다. 알제리는 포트3에서 까다로운 상대기는 하나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코트디부아르 등에 비해서는 그래도 상대하기 괜찮을 수 있다. 다만 한국도 최근 들어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들을 만났을 때 2014년의 복수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2014 월드컵의 아픔을 아는 선수는 손흥민, 김승규 정도다. 손흥민은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고 알제리전에는 득점까지 기록했지만 자신의 첫 월드컵을 악몽같이 보내야 했다. 김승규는 벨기에전 선발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이후 10년 넘게 대표팀 골문을 지키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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