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카토비체(폴란드)] 김정용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999년생 축구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연달아 이탈했다. 남아공은 남은 선수들로 수비 축구와 공격 축구를 모두 시도하는 중이다.

남아공은 29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2차전을 갖고 한국을 상대한다. 지난 1차전에서 한국은 포르투갈에 0-1로 패배했고, 남아공은 아르헨티나에 2-5로 패배했다.

‘2강 2약’ 구도의 F조에서 한국과 남아공은 조 3위를 놓고 싸우는 처지다. 한국 입장에서는 남아공을 잡고 아르헨티나와 무승부를 거둔다면 확실하게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 이하에 그치면 마지막 아르헨티나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남아공은 1999년생 선수 중 가장 촉망받는 유망주를 잃어버렸다. 미드필더 와이즈맨 메이와는 2017/2018시즌 이미 남아공 명문 카이저치프스에서 자리를 잡았고, 지난해 A대표로 데뷔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대형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상태로 여생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교통사고는 남아공 축구계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다. 최근 25일에는 템빈코시 음밤바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밖에도 축구선수들이 수 개월에 한 명씩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는다. 음밤바의 사망 이후 남아공축구협회(SAFA)가 ‘선수들의 교통사고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정도다.

메이와의 비극 이후에도 전력 손실이 이어졌다. 예선 통과의 주축 중 한 명이었던 응코싱기필레 응코보가 올해 초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며 대회 참가가 무산됐다.

남아공은 잃어버린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겸 유럽파를 대거 불러들이려 시도했다. 유럽 1군에서 맹활약하는 남아공 유망주는 없지만, 대신 유소년팀이나 2군 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는 많다. 이번 명단에서 유럽파는 4명이다.

남아공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AS모나코 2군에서 주로 뛰어 온 공격수 라일 포스터다. 남아공의 결정력 문제를 개선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회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 상대로 페널티킥 골은 넣었지만 그 외에는 슛조차 날리지 못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포르투갈 3부 구단 산후아넨세에서 뛰는 코바멜로 코디장은 만 15세 때 남아공에서 프로 데뷔했고, 지난 1년 동안 임대를 통해 유럽 무대까지 경험하며 성장 중인 기대주다.

선수단 개인기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남아공은 수비적인 축구로 예선을 통과했다. 예선에 해당하는 ‘2019 U20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말리, 세네갈에 이어 3위를 차지해 U20 월드컵에 진출했다. 당시 총 5경기에서 2득점 2실점, 1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예선에서 강팀 세네갈을 상대할 때는 스리백으로 전환해 수비부터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득점력이 부족한 가운데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반면 본선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공격적인 축구를 택해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정정용 한국 감독은 남아공 대 아르헨티나 경기를 현장에서 분석한 뒤 “남아공이 공격적인 포백을 썼다. 공격과 수비 모두 개인 기량은 좋은데 수비 조직력은 단점”이라고 평가했다.

남아공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유일한 필드골을 넣은 키넌 필립스가 곧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 상태로 경기 대부분을 보냈다. 그런데 유효 슛 횟수는 7회 대 10회로 그리 뒤쳐지지 않았다. 결정력이 문제였지, 공격적인 축구로 경기를 장악하겠다는 발상엔 큰 문제가 없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정 감독은 남아공의 전술을 예측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도 “다양한 전술을 다 봤다는 게 긍정적”이라며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한국 역시 남아공전에서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포르투갈전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이 확실시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카이저치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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