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카토비체(폴란드)] 김정용 기자= 한국 U20 대표팀은 포르투갈전과 달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할 전망이다. 이강인은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한국은 29일(한국시간) 폴란드의 티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앞선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배했다. 남아공 역시 아르헨티나에 졌기 때문에 2차전은 두 팀 모두 승점 3점을 목표로 경기한다.

포르투갈전 이후 전술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남아공전 대비 훈련은 전면 미공개에 부쳐졌기 때문에 라인업이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정 감독과 선수들이 내비친 몇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유력한 전술을 추측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예상할 수 있는 건 이강인의 공격형 미드필더 배치다. 정 감독은 포르투갈전 이후 “이강인이 수비 부담을 갖고 있었다. 공격적, 수비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2차전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해 전술 변화를 주고 더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전에서 이강인은 역삼각형 미드필더 중 오른쪽을 맡았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기여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상대 선수에게 거칠게 달려들다가 쉽게 돌파당하는 등 팀 단위로 진행되는 차분한 수비를 소화하기 힘들어하는 대목이 있었다. 슈팅 가능 지역으로 거의 올라가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강인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쓴다는 건 한국의 미드필드 구성이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강인의 뒤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 배치되는 조합이다. 이 경우 1차전에서 배제됐던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의 기용 가능성이 있다. 정호진은 대표팀 미드필더 중 가장 수비력이 좋고, 해외파 김정민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후방 빌드업 기점 역할도 했던 선수다.

수비를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꾸는 것도 유력하다. 선수들은 남아공전에서 ‘우리가 원래 하던 플레이’를 보여줄 거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정정용 팀은 원래 포백을 써 왔다. 오세훈은 “우리가 해 오던 게 있다. 해 오던 전술을 남아공전에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포백이나 잘하는 전술을 쓴다면 기회가 많이 올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포백과 공격형 미드필더가 모두 존재하는 전술이라면 4-2-3-1이 가장 평범하다. 정정용 팀은 아시아 예선 등 기존 대회에서 4-3-3을 주로 써 왔다. 4-2-3-1로 변화를 준다면 이강인을 더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윙어를 두고 공격축구를 할 때 입지가 단번에 커질 선수는 엄원상이다. 엄원상은 현재 정정용 팀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윙어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기존 투톱이었던 조영욱, 전세진 중 한 명이 왼쪽 윙어를 맡는다. 최전방 공격수는 기존 선수뿐 아니라 지난 경기에 교체 투입됐던 오세훈이 활용될 수도 있다. 정 감독은 “우린 세트피스를 중시해 온 팀”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필드 플레이어 중 최장신이 183cm인 남아공 상대로 193cm 오세훈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3-5-2에서 4-2-3-1로 변환하는 건 큰 변화다. 두 전술 사이에는 공통점이 전혀 없다. 수비 숫자, 미드필더 세 명의 조합, 공격수 숫자, 윙어의 유무가 모두 바뀐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