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의 19세 ‘원석’ 모이세 켄이 세 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두 경기는 A매치였고, 유벤투스로 돌아와 넣은 골은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게 만든 선제결승골이었다.
31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이탈리아세리에A’ 29라운드를 치른 유벤투스가 엠폴리에 1-0으로 승리했다.
유벤투스 공격의 핵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했기 때문에 공격 전개도, 마무리도 잘 되지 않은 경기였다.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마리오 만주키치 투톱의 결정력이 시원찮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후반 23분 블래즈 마튀디를 빼며 켄을 투입했고, 3분 뒤 효과를 봤다.
롱 패스를 받은 만주키치가 절묘한 헤딩으로 수비수들의 등 뒤에 공을 떨어뜨렸다. 이 공간으로 달려든 켄이 재빨리 오른발 슛을 날려 득점했다. 켄은 공을 많이 잡지 못했고 눈에 띄는 플레이도 부족했지만, 득점 기회 하나를 살리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즌 엘라스베로나로 임대돼 이승우의 동료로 활약했던 켄은 당시 18세, 현재 19세에 불과한 유망주다. 이탈리아 청소년 대표 외에는 눈에 띄는 득점력을 보인 적이 없었다. 베로나 임대에서 팀내 최다골인 4골을 넣긴 했지만 탁월한 신체 능력과 준수한 기술에 비해 경기를 읽는 지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 유벤투스로 돌아와 후보 공격수 역할을 맡은 켄은 지난해 내내 출장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했고, 득점이 없었다. 올해 첫 출장 경기였던 1월 13일 코파이탈리아 볼로냐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은 뒤 또 침묵이 이어졌다.
켄은 3월에만 5골을 넣으며 폭발했다. 지난 9일 우디네세를 상대로 선발 출장해 경기 초반 두 골을 몰아치며 호날두 없는 경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활약상과 잠재력을 눈여겨 본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A매치에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켄은 뜻밖에도 ‘유로 2020’ 예선 두 경기에 선발 출장해 모두 득점하며 이탈리아 사상 최연소 득점 2위가 됐다. 그리고 유벤투스로 돌아오자마자 또 득점했다. 3경기 연속골이다.
엠폴리전 골은 켄의 세리에A 8호골이었다. 켄은 18세 31세 나이에 8골을 넣었다. 마리오 발로텔리가 2009년 세운 18세 242일 기록에 이어 2위다.
켄은 호날두와 함께 뛰며 급성장했다. 엠폴리전 후 인터뷰에서 켄은 “또다른 기록에 이름을 올려 기쁘다. 말씀드렸듯이 다른 기록들도 깨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또한 “열심히 훈련하는 것만이 나 자신을 증명하는 길이다. 그것만이 내가 매주 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훈련을 중시하는 ‘호날두류’ 가치관을 드러냈다.
알레그리 감독은 켄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호날두도, 리오넬 메시도 아니라고 했지만 켄의 의견은 달랐다. “감독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그건 맞는 말이다. 물론 나는 호날두도 메시도 아니다. 나는 언젠가 그들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내가 충분히 노력한다면 꿈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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