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부상 상태는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다.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두 번 연속으로 너무 빨리 “괜찮다”라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축구협회는 20일 기성용이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대표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 한 ‘2019 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상을 당했었다. 축구협회는 8일  "(7일 경기에서 다친 기성용은) 우측 햄스트링 경미한 손상"을 당했다며 "1주일 정도 안정가료 및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며 의무팀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었다.

 

발표와는 다르게 기성용이 대회를 치를 수 없게 되자 비판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축구협회 의무팀이 제대로 기성용 부상을 진단하지 못했다는 게 드러났다. 축구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의무와 관련된 사안으로 눈총을 받아 왔었다. 기성용뿐 아니라 이재성 부상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 스포츠 전문의인 정태석 스피크 재활의학과 원장은 "MRI에 아무런 문제가 검출되지 않은 선수라고 해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축구협회가 선수 부상 상태에 대해 너무 빨리 긍정적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봐야 할 문제를 속단해 팬들에게 실망감을 더 크게 줬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4년 전,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청용이 오만과 한 1차전에서 부상을 당했었고, 축구협회는 ‘정강이에 가벼운 타박’이라고 팬들을 안심 시켰었다. 결국 이청용이 통증을 느껴 재차 정밀 검진을 바랐었고, 미세 골절로 판명돼 팀을 떠났었다.

 

의료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은 부상 발표를 의료 전문가(주치의 혹은 의무팀 관계자)가 아닌 홍보팀에서 한다는 것이다”라며 “다른 것은 몰라도 대회 중에 이런 일이 나오면 의료 전문가가 상황 전체를 설명하는 것이 낫다. 부상이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야 팀과 팬들 모두 혼선을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큰 대회를 치를 때마다 의료 시스템에 관한 비난을 받았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이어 ‘2019 UAE 아시안컵’에서도 문제점이 나왔다. 이번에는 의무팀 리더가 대회 도중에 바뀌는 일도 있었다. 축구협회 의무 시스템 전체를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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