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장신 공격수 두반 사파타, 노장 ‘스타일리스트’ 파비오 콸리아렐라의 엄청난 몰아치기가 이탈리아 축구의 화제로 떠올랐다. 두 선수의 득점행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따라잡아 득점왕 경쟁을 3파전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세리에A 20라운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1일까지 10경기 중 8경기가 진행됐다.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는 22일 키에보를 상대로 20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14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가 아닐 골을 넣지 못한다면 득점 순위 단독 선두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가장 폭발적인 선수는 사파타다. 아탈란타 주전 공격수 사파타는 20일 약체 프로시노네를 상대로 4골을 몰아쳐 5-0 대승을 이끌었다. 아탈란타 선수가 한 경기 4골을 넣은 건 1952년 두 명이 기록한 뒤 67년 만에 처음이다.

사파타는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잘못된 영입처럼 보였다. 아탈란타는 지난해 여름 안드레아 페타냐를 SPAL로 임대 보내고 삼프도리아에서 사파타를 임대해 왔다. 페타냐와 사파타 모두 몸싸움을 잘 하고 궂은일에 열심이지만 득점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선수였다. 이때 페타냐는 SPAL에서 4골을 넣은 반면 사파타는 1골에 그쳤다. 아탈란타 전력은 오히려 하락한 것처럼 보였다.

12월부터 사파타의 반전이 시작됐다. 사파타는 11월 마지막 경기였던 제노아전을 시작으로 최근 세리에A 7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그 사이에 있던 코파이탈리아에서도 세리에A 구단 칼리아리를 만났지만, 이 경기 역시 득점했다. 현재 사파타는 세리에A 14골 3도움으로 공동 득점 선두다.

사파타의 활약은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연속골 기간 중 리그 선두 유벤투스, 2위 나폴리, 상위권 구단 라치오를 만나 모두 득점했다. 특히 18라운드 당시 최강팀 유벤투스를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시즌 두 번째 무승부를 선사했다. 사파타의 연속골로 아탈란타가 앞서나가다가 호날두의 동점골로 무승부가 된 경기였다. 사파타는 특히 원정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특이하다. 세리에A 원정에서만 10골 3도움, 코파를 포함하면 원정에서 11골 4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연속골의 주인공 콸리아렐라 역시 해가 바뀐 뒤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콸리아렐라는 삼프도리아의 새해 첫 세리에A 경기인 피오렌티나 원정에서 2골을 몰아쳐 3-3 무승부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후반 36분에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후반 40분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피오렌티나가 헤르만 페첼라의 동점골로 겨우 승점을 따갔다.

콸리아렐라는 8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며, 출장하지 않은 경기를 제외하면 10경기 연속골이다. 세리에A 역대 최장 연속골 기록인 11경기(가브리엘 바티스투타, 1994년)에 한 경기 남았다.

아탈란타와 삼프도리아는 득점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팀이다. 문전에서의 효율성만 보면 사파타와 콸리아렐라가 호날두를 압도한다. 사파타는 총 슛 시도와 유효슛 시도에서 64회, 23회를 기록했다. 콸리아렐라는 63회, 28회였다. 호날두의 125회, 51회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결정력이 호날두의 두 배에 달한다는 뜻도 된다.

골잡이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아탈란타와 삼프도리아도 상승세를 탔다. 두 팀은 각각 승점 31점과 승점 30점으로 7, 8위에 올라 있다. 6위 AC밀란은 20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가운데 승점 31점이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6위를 턱밑에서 쫓고 있다. 나아가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AS로마) 역시 승점 33점으로 격차가 1경기에 불과하다.

한편 최근 득점이 주춤해진 크지슈토프 피옹테크는 2경기 무득점으로 13골에 머물러 있다. 피옹테크는 AC밀란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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