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일오 수습기자= A매치 첫 선발 출전한 김문환(24, 부산아이파크)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16일 밤 2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2019 UAE 아시안컵’ C조 3차전을 가진 한국이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전반 14분 황의조의 페널티킥 골과 후반 6분 김민재의 헤딩골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대회 3승으로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오른쪽 풀백은 이용이 붙박이 주전이었다. 지난해 9월 벤투 감독이 한국을 이끌고 치른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지난 키르기스스탄전까지 9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필리핀전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내리 경고를 받아 중국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김문환이 이용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중국전은 김문환에게 A매치 첫 선발 출전 경기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A매치에서 4경기 출전했지만 모두 교체 출전이었다. 이에 벤투호의 핵심인 이용의 빈자리를 김문환이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랐다. 그러나 이날 김문환은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부정적인 시선을 바꿨다.

전반 14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낼 때 김문환의 역할이 컸다. 황희찬에게 패스를 건네받은 김문환은 바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손흥민에게 정확히 연결됐고, 손흥민은 스커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받았다. 김문환은 후반 20분에 기동력을 살려 측면에서 중앙까지 파고들어 슈팅을 만들어냈다. 김문환의 기동성이 얼마나 뛰어난 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문환과 이용은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이용은 동료 선수들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 수비 진영을 파고든다. 최근에는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정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는 이용의 전매특허다. 반면 김문환은 본래 공격수 출신답게 빠른 오버래핑에 능하다. 지난해 8월에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문환의 오버래핑은 아시안게임대표팀의 주된 공격 루트였다. 이날 김문환은 공격적인 능력을 뽐냈고 때론 중앙에서 빌드업을 도왔다.

다만 수비 안정성이 다소 떨어졌다. 이는 중국보다 강하거나 공격적으로 나오는 팀들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고 아직 경험도 많지 않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고 수비 안정성을 높인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이용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지쳤을 가능성도 있다. 김문환이 시의적절하게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벤투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 다른 스타일의 측면 수비수인 김문환과 이용의 존재로 벤투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끝나는 18일 새벽에 결정된다. 16강은 오는 22일 밤 22시 UAE 두바이에 위치한 막툼 빈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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