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의조가 경기당 한 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발휘한다 해도, 한국은 그 다음으로 확률 높은 공격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 지금처럼 2선의 결정력이 나쁜 상태에서는 이변의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알나얀 경기장에서 ‘2019 UAE 아시안컵’ C조 최종전을 갖는다. 나란히 2승을 거둔 가운데 중국이 골득실에서 한국을 앞서 조 1위를 차지한 상태다. 한국이 조 1위를 빼앗으려면 승리해야 한다.

한국은 앞선 두 경기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각각 1-0 승리에 그쳤다. 기록지만 보면 5득점 1실점을 기록한 중국보다 부진했다. 단 한 골만 운 없게 놓치거나 내줬다면 무승부에 그칠 위험이 높았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으나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필리핀 상대로 유효슛 5회를, 키르기스스탄 상대로 유효슛 7회를 날렸다. 경기당 평균 유효슛 6회는 준수한 수치다. 이번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유효슛 6회 이상을 기록한 팀은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리버풀 세 팀뿐이다.

그러나 한국의 슈팅 기록은 황의조에게 편중돼 있다. 특히 필리핀전 유효슛 5회 중 4회를 황의조 혼자 날렸고, 그 중 하나를 골로 연결했다. 2선 자원들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재성의 슛 하나를 빼면 모두 수비수 몸에 맞거나 빗나가며 골키퍼를 위협하지 못했다. 황의조는 유효슛 12회 중 5회를 혼자 날려 약 41.7%를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황의조를 제외한 선수들의 낮은 결정력이다. 한국의 2선 자원은 구자철 2회, 이재성과 황희찬 각 1회 등 유효슛 4회를 시도했다. 수비수들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 김민재가 넣은 1골을 비롯해 공격적인 풀백 이용과 홍철이 각각 1회씩 유효슛을 날렸다. 모든 포지션이 고루 공격에 참여했다. 그러나 세트피스가 아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상대가 약체인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가 있다. 키르기스스탄전은 특히 이청용의 슛이 문전에서 솟구쳐 오르고, 황희찬의 슛이 골대에 맞는 등 결정력 난조가 심각했다.

득점 루트가 분산되는 것도 좋지만, 확률 높은 득점원이 두어 명은 필요하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여러 명이 득점하는 것이 좋다’는 지론을 갖고 있지만 이는 믿을만한 득점원이 여러 명이라는 뜻이지, 모든 선수가 저득점을 하는 하향평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은 손흥민, 황의조를 제외하면 모두 득점원보다 도우미에 가깝다. 독일분데스리가에서 구자철이 2골, 지동원이 1골을 넣었다. 각국 2부 리그에서는 이재성이 3골, 황희찬이 2골, 이승우가 1골을 기록했다. 미드필더로 알려진 이재성이 공격수인 황희찬, 이승우보다 많이 득점했다. 중국전은 이재성도 부상으로 결장한다. 이청용은 전반기 무득점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지난 1년 동안 K리그2(2부)에서 3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를 통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결정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나와야 황의조의 득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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