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이 코너킥으로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김민재의 개인능력을 살린 건 다양한 패턴 플레이였다.
16일(한국시간) 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알나얀 경기장에서 C조 최종전을 가진 한국이 중국에 2-0 승리를 거뒀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22일 두바이의 라시드 경기장에서 아직 정해지지 않은 토너먼트 진출팀(조 3위팀 중 하나)과 16강전을 갖는다.
현재까지 한국의 득점자는 단 두명, 황의조와 김민재다. 황의조는 페널티킥 포함 오른발로만 두 골, 김민재는 머리로만 두 골을 넣었다. 표본이 너무 적긴 하지만 현재까지 김민재의 세트피스 헤딩은 한국 득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강력한 공격 루트다.
중국은 김민재의 제공권을 막지 못했다. 후반 6분, 김민재를 향해 손흥민의 오른발 코너킥이 날아갔다. 김민재가 니어포스트 쪽으로 뛰어올라 헤딩슛을 날렸다. 중국 수비수 중 김민재에게 붙은 선수가 없었다. 김민재는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한 뒤 자신의 탁월한 제공권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었다.
비슷한 장면이 두 번 나왔고,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약속된 플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한 2차전에서 김민재의 골은 구자철의 ‘스크린 플레이’ 덕을 봤다. 당시 김민재는 수비수 한 명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홍철의 코너킥이 떨어지는 낙하지점으로 김민재가 쇄도할 때, 구자철이 수비수의 경로를 막고 있다가 몸으로 부딪치며 이동을 저지했다. 노마크 상태의 김민재는 구자철을 막던 수비수가 ‘스위치’ 수비로 달려들기 전에 헤딩골을 마무리했다.
중국전 득점은 약간 달랐다. 이번에도 김민재가 코너킥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짚는 특유의 자세를 하며 숨을 골랐다는 점은 동일했다. 앞선 경기에서 득점한 김민재는 중국에서 가장 터프한 수비수 장린펑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이번에 한국은 상대 문전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골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선수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다가 문전으로 동시에 뛰어들어가는 전략을 썼다. 중국은 가장 흔한 코너킥 수비 방식 세미 존 디펜스(일부 지역방어)를 썼다. 골대 바로 앞의 위험지역에서 중국 수비수 3명이 황희찬 1명을 견제하며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김민재, 김영권, 황의조 등 ‘요주의 인물’ 3명은 조금 먼 곳에서 각각 맨투맨 마크를 당하는 채 문전으로 쇄도했다. 이때 김민재를 막던 장린펑과 문전에서 대기하던 자오슈리의 동선이 겹치며 둘 다 김민재를 놓쳤다.
중국전 득점 순간, 한국은 황희찬, 김민재, 황의조, 김영권이 동시에 문전으로 나란히 쇄도했다. 이 네 명은 손흥민의 프리킥이 지나가는 궤적 위로 나란히 서 있었다. 킥이 좌우로 벗어나지 않는다면 킥이 짧을 경우 황희찬, 길 경우 김영권이 처리할 수 있는 선수 배치였다. 동시에 3명이 문전으로 쇄도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노마크 기회를 잡았고, 그중 가장 적절한 자리로 파고든 김민재가 득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다양한 코너킥 패턴을 준비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전부터 짧은 패스 후 코너킥, 키커 쪽으로 빠져나오는 선수에게 연결한 뒤 문전으로 다시 내주는 방법 등 여러 패턴이 쓰였다. 몇 가지 방법을 섞어 두 번 이상 타이밍을 빼앗으려는 시도도 있었다. 패턴이 복잡하기 때문에 아예 문전까지 가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는 기회도 있었다. 대신 두 골을 넣으며 효과를 봤다.
손흥민 등 훌륭한 키커들의 발과 김민재의 머리는 다양한 패턴에 의해 위력이 배가된다. 한 번은 스크린 플레이, 한 번은 동시에 이뤄지는 집단 침투였다. 패턴이 다양하기 때문에 16강 이후 만날 상대팀은 한국의 코너킥을 예상하기 더 어렵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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