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로축구는 야외에서 열리는 대표적 하계 스포츠다. 활동량도 많다. 폭염에 노출됐을 때 가장 위험한 종목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무더위를 감안해 4일, 5일 열리는 K리그1, K리그2 경기를 저녁 7시에서 저녁 8시로 미뤘다. 선수와 관중의 건강, 안전을 고려한 조치다.

선두 전북현대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훈련 시간을 줄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기존에는 훈련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1시간 40분 사이였다. 최근에는 1시간에서 1시간 10분 사이로 단축했다”라고 말했다. 시간도 점점 뒤로 미뤄졌다. 전북은 지난 7월 29일 경기 이후 이틀간 휴가를 갖고 1일 저녁부터 다시 훈련했다. 보통 여름 훈련은 5시 30분 정도에 진행되지만 최근에는 6시 30분에 훈련한다. 해가 떨어질 때쯤 훈련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덜 덥다.

훈련 시간이 단축된 만큼 육체적인 강도가 함께 떨어진다. 워밍업 시간을 줄여야 하고, 몸이 덜 풀렸으니 무리한 훈련을 할 수 없다. 대신 전술적, 조직적으로 필요한 것만 “임팩트 있게” 훈련한다.

대신 정신적인 강도를 높여야 한다. 최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이 의욕적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훈련이 잘 진행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최근 5연승으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선수들은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훈련하며 큰 소리로 의견을 교환하고, 높은 집중력을 보인다. 최 감독은 “좋은 분위기란 훈련장이 시끄럽다는 뜻이다. 선수들의 의욕적이라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2위 경남FC 역시 더위를 피하는 것이 훈련보다 더 우선이라는 생각 위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경남은 전북보다 한술 더 떴다. 28일 FC서울을 3-2로 꺾은 원정경기 이후 2일에 소집했다. 시즌 중 이틀 정도 휴가를 주는 경우는 흔히 있지만 4일이나 쉬는 건 흔치 않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FA컵에서 탈락(7월 25일 FC서울에 패배)한 걸 오히려 활용해야 한다. 그만큼 더 쉴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남과 전북이 5일 맞대결한다. 경남은 지난 4월 전북에 0-4로 대패한 바 있기 때문에 설욕을 위해서도, 선두와 승점차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도 전북전이 중요하다. 그러나 전북 상대 ‘특훈’이나 ‘맞춤 훈련’보다 회복과 휴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경남의 계산이다. “날이 더워서 훈련 효과가 떨어진다. 휴식 기간이 길어 경기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도 감수한다.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더 낫다.”

K리그1 구단들은 곧 더 버거운 일정과 싸워야 한다. 8월 15일 K리그 주중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FA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병행하는 전북과 수원삼성은 체력 관리가 가장 큰 과제다. 전북의 경우 5일 경남전을 시작으로 8일, 11일, 15일, 19일, 22일, 25일, 29일, 9월 2일까지 계속 일주일당 2경기씩 소화해야 한다. 최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일수토’ 일정이 두 번이나 포함된다. 8월 말 들어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면 전북은 더 휴식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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