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기상 관측 이래 111년만에 찾아온 최고 폭염에 파주에 있는 남녀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다. 하나 같이 “너무 더워요”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1일 대한민국 전역이 최악의 폭염으로 펄펄 끓었다. 전국 6개 지역에서 40도를 웃도는 기온이 기록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남녀 축구대표팀이 모여있는 파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낮 기온이 섭씨 37도를 웃돌 정도로 뜨거웠다.

10년 넘게 축구를 하고 있는 선수들 입에서도 “더워도 너무 덥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남자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도, 여자 대표팀 사령탑 윤덕여 감독도 더운 날씨가 최대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두 감독의 회색 트레이닝복 상의는 땀으로 범벅이 됐고, 목에서도 연신 땀이 흘러내렸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훈련도 가능한 늦게, 최대한 짧게 진행하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오후 5시에 훈련을 시작했고, 남자 대표팀은 오후 6시에 운동장에 나왔다. 대부분의 훈련이 나무 그늘 쪽에서 진행된 것도 더위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선수들도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남자대표팀 이진현은 “여름에 태어나서 더위에 강한 편”이라면서도 “날이 더워서 조금만 뛰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고 띵하다”라고 말했다. 장윤호 역시 더위를 견딜 만하냐는 질문에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표팀이 경기를 치를 인도네시아도 기후가 덥고 습하다. 지난 6월 현지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남자 대표팀 선수들도 불규칙한 잔디만큼이나 날씨 적응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진현은 한국의 요즘 날씨도 인도네시아 못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인도네시아가 더 시원한 것 같다. 여기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윤호는 “한국은 태양이 따가워서 덥고 인도네시아는 습도가 높아서 더운 것 같다”라며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더위에 힘들어 하는 건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여자대표팀에는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당시 대표팀은 현지의 덥고 습한 기후에 애를 먹었다. 우한 날씨를 경험해본 임선주는 “우한보다 지금 한국이 더 더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심서연, 전가을 등도 “너무 덥다”라며 훈련이 끝나자마자 숙소로 올라갔다.

 

남자 대표팀과 달리 여자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기후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에게 한국보다 기온은 낮지만 더 습하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을 뿐이다. 여자 대표팀의 조별리그 1,2차전 경기는 현지 시간 오후 3시에 열린다. 여자 선수들은 현지 날씨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기 위해 훈련 스케줄이 없는 가장 더운 시간에 자발적으로 나와 공을 차거나, 조깅을 하고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훈련 시간을 줄이고, 훈련 강도도 회복 위주로 조절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도 컨디션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진현의 경우는 운동이 끝나면 찬물에 빨리 들어가고, 물을 자주 마시면서 컨디션 유지 및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임선주는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 먹어야 근육 경련도 안 일어난다”라면서 “약이란 약은 다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나오는 보충제나 에너지 음료는 물론, 선수 개개인이 따로 가져온 영양제를 챙겨먹으며 몸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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