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포르투갈 명문 구단 스포르팅CP의 팬 폭력과 선수들의 대거 탈출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스포르팅을 떠나 다른 팀으로 떠난 선수들의 이적료를 받아내기 위해 스포르팅이 법정투쟁을 예고했다. 스포르팅이 노리는 총 액수는 1억 9,700만 유로(약 2,578억 원)에 달한다.

영국 방송사 ‘BBC’는 1일(한국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스포르팅이 총액 1억 9,700만 유로 규모의 보상금을 각 구단에 요구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스포르팅을 떠나 자유계약으로 타 구단에 입단한 대표적인 선수는 후이 파트리시우(울버햄턴원더러스), 겔손 마르틴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 다니엘 포덴세(올림피아코스)다. 스포르팅은 이들 세 명의 소속 구단에 각각 5,700만 유로(약 746억 원), 1억 유로(약 1,309억 원), 3,000만 유로(약 393억 원)를 청구할 방침이다.

스포르팅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건 올해 5월 벌어진 훈련장 팬 난동 사건 때문이다. 스포르팅은 2017/2018 포르투갈프리메이라리가 최종전에서 마리티무에 패배하며 리그 3위에 그쳤고, 2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을 놓쳤다. 이튿날 복면을 쓴 괴한 50여 명이 훈련장에 난입해 선수들을 폭행했다. 지난 시즌 득점 2위를 차지한 간판 공격수 바스 도스트는 머리를 가격당해 부상을 입었다.

선수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노동 환경이라는 이유를 들어 스포르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직장을 찾아 나섰다. 포르투갈 선수 노동조합이 선수들을 지원해 법률상 계약 해지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파트리시우, 마르틴스, 포덴세를 비롯해 윌리암 카르발류(레알베티스), 브루누 페르난데스, 후벤 히베이루, 바스 도스트 역시 스포르팅과 협의 없이 계약을 해지할 자격을 얻었다. 이들 중 페르난데스는 공식적으로 스포르팅에 복귀해 재계약을 맺었다.

공짜로 전력을 보강했다고 생각했던 아틀레티코, 울버햄턴 등 구단들은 스포르팅의 강한 저항에 부딪쳤다. 스포르팅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마르틴스, 파트리시우, 포덴세의 세 구단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제소했다고 했다.

스포르팅은 이미 계약 해지 선수의 이적료를 받아낸 전례가 있다. 카르발류는 스포르팅과 계약을 해지하고 탈출한 뒤 베티스와 계약했다. 이때 베티스는 스포르팅 측에 보상금 명목으로 2,000만 유로(약 262억 원)를 지불했다.

떠난 선수들은 애초부터 스포르팅 구단과 관계가 틀어져 있었다. 브루누 데 카르발류 전 회장은 지난 4월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비난하며 19명을 징계하겠다는 의사를 소셜미디어에 밝혔다가 이를 삭제한 바 있다. 폭력사태가 이 사건 이후에 일어났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훈련장에 난입한 훌리건들의 배후에 데 카르발류 회장이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데 카르발류는 사건 이후 팬 투표에 의해 물러났다. 수자 신트라 임시 회장이 9월 선거까지 구단을 경영하고 있다. 데 카르발류가 선임했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감독 역시 회장 교체에 휘말려 단 9일 만에 감독직에서 쫓겨났고, 주제 페세이루 감독이 과거 지휘했던 스포르팅으로 돌아와 팀을 이끌고 있다.

사진=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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