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미국의 래퍼 릴 웨인(Lil Wayne)은 가장 뛰어난 앨범이자 인기가 많은 앨범이었던 ‘카터 Ⅲ(The Carter Ⅲ)’를 ‘스리핏(3 Peat)’이라는 노래로 시작한다. 스리핏은 숫자 3과 반복(repeat)이라는 단어를 합성한 말로, 3연속 우승을 일컫는 미국식 스포츠 용어다.

미국에서 3연속 우승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농구팀 시카고 불스가 두 차례(1991~1993, 1996~1998) 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때부터 세계 최고 팀이 되려면 스리핏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 농구계의 불문율처럼 됐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은 LA 레이커스(2000~2002)에서 스리핏을 해냈다. 그 이후의 슈퍼스타인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려 할 때마다 ‘스리핏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 자꾸 결점으로 작용한다.

레알마드리드는 스리핏의 개념을 빌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냈고, 결국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역사를 썼다. 27일(한국시간) 열린 2017/2018 UCL 결승에서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한 레알은 UCL에서 세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1974년까지 바이에른뮌헨이 해낸 이후 44년 만에 재현된 대기록이다.

우승 후 레알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는 농구에서 쓰이던 3연속 우승의 개념을 들어 자신들의 업적을 설명했다. 모드리치가 말하기 전까지 레알의 3연속 우승을 2연속, 4연속보다 더욱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는 유럽 언론은 드물었다. 미국 방송사 NBC가 “레알이 스리핏을 달성해 UCL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을 뽑았을 뿐이었다.

모드리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고, 역사적인 일이다. 나중에 누군가 이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라고 자부심을 밝혔다.

이어 “두 번도 대단하지만, 세 번은 역사적이다. 우리는 어제 시카고불스, 보스턴셀틱스, LA 레이커스 등 농구팀에 대한 영화를 봤다. 그들이 3연속 우승을 했을 때 ‘왕조’라고 불리더라. 우리의 업적이 축구판 왕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3연패에 축구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사고방식을 가져와 더 강한 동기부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모드리치가 말한 보스턴셀틱스는 1959년부터 1966년까지 8회 우승을 달성했다.

레알은 3연속 우승에 대한 특별한 각오를 갖고 결승전에 임했다. 그 결과 레알은 3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지단은 프로 감독으로 데뷔한지 두 시즌 반만에 UCL 우승컵 세 개를 가진 사상 초유의 감독이 됐다. 레알은 그들이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을 13회로 늘렸다. 2위 AC밀란(7회)의 두 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기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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