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네딘 지단 레알마드리드 감독에게 3은 특별한 숫자다. 사상 처음으로 ‘꿈의 무대’에서 세 번 연속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유럽대항전 결승에서 세 번째 패배를 맛봤다.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치른 레알이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했다. 전반전에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레알의 다니 카르바할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어수선해진 경기는 후반 레알의 경기 운영 능력이 살아나며 크게 벌어졌다. 카림 벤제마가 선제골을 넣었고, 리버풀이 사디오 마네의 골로 따라갔다. 레알은 교체 투입된 가레스 베일의 두 골로 점수를 벌렸다. 리버풀로선 로리스 카리우스 골키퍼의 실책이 아쉬웠다.

지단 감독은 UCL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됐다. UCL 사상 첫 3회 연속 우승이다. 지난 2015/2016시즌 중간에 부임한 지단 감독은 데뷔와 동시에 우승을 차지하더니 2년 더 트로피를 따냈다. 3연속 우승은 1976년까지 달성한 바이에른뮌헨 이후로 42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3회 우승을 달성한 감독은 두 명이었지만 모두 연속 기록은 아니었다. 밥 페이즐리 당시 리버풀 감독이 1977년, 1978년, 1981년 우승을 주도했다. 리버풀의 전성기다. 지단 감독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는 AC밀란에서 2003년과 2007년, 레알에서 2014년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2014년에는 지단이 코치로서 함께 하며 우승의 비결을 수학했다.

앞서 3회 이상 연속 우승을 달성한 경우는 세 번 있었지만 모두 감독이 바뀌어가며 달성한 기록이었다. 1950년대 레알, 1970년대의 아약스와 바이에른이다. 지단 감독은 데뷔 이후 UCL 성적이 100% 우승이다. 이런 감독은 없었다.

지단 감독은 스타로 가득 찬 레알에 잘 맞는 지도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가 미드필드를 맡는 레알은 역대 어느 레알과 비교해도 경기 운영 능력이 최고 수준인 팀이다. 이들에게 전술적으로 세세한 역할을 부여하기보다 스타들이 자기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다. 전술 변화는 선수 교체와 위치 변화 등 큰 틀에서만 시도한다. 판을 잘 읽고 높은 확률로 교체를 적중시킨다.

반면 클롭 감독은 유럽대항전 결승과 유독 인연이 없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시절인 2013년 여름, 당시 지단 감독이 스태프로 있던 레알을 꺾고 결승에 올랐으나 바이에른에 패배했다. 지난 2015/2016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세비야에 졌다. 이번 경기까지 UEFA 대회 결승전 3전 전패에 그쳤다. 세 번의 결승전 모두 클롭의 팀은 한 골을 넣었지만 더 많은 골을 내주고 패배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두 감독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선수단 관리 능력이다. 레알은 절대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마저 로테이션 시스템에 포함시킬 정도로 강박적인 관리를 하는 팀이다. 반면 클롭 감독은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아야 하는 시스템 특성상 어느 정도 출장 시간 배분을 하더라도 선수들이 지치기 쉽다. 이런 차이가 시즌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