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의 폭행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인천유나이티드와 전남드래곤즈의 주장은 상반되는 부분이 있다.
전남드래곤즈와 인천유나이티드는 지난 5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7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인천은 2명이 퇴장 당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승점 1점을 얻었다.
인천 선수 2명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 과열된 분위기는 경기 종료 후에도 이어졌다. 인천 서포터들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했다. 두 구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 서포터 2명은 그라운드로 내려와 이 장면을 촬영하던 전남 직원을 폭행하고 스마트폰을 가져갔다. 경찰이 출동한 뒤 서포터는 스마트폰을 돌려줬다. 폭행 당한 직원은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됐다.
서포터들의 충돌이 예견된 경기였다. 인천과 전남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다. 인천 서포터들은 이날 경기를 위해 버스 7대에 나눠 타고 광양 원정을 나섰다. 인천은 3일(금요일) 전남 구단에 원정 서포터석 안전관리 강화를 사전에 요청했다.
#하프타임부터 충돌 시작
인천 측은 하프타임에 전남 직원이 인천 서포터들을 찾아와 자극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다. 인천 측은 “전반이 끝나고 인천 서포터 1명이 본부석 쪽으로 이동해 심판에게 욕설을 하고 돌아왔다. 이후 전남 직원이 인천 원정석으로 와서 해당 서포터의 소매를 잡아당기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남 측의 주장은 다르다. 전남 측은 ”경기 시작 전 인천 서포터 대표를 만나 원정석 구역을 넘어가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원정석 좌우에 경호 인력도 1명씩 배치했다. 그런데 전반 종료 후 인천 서포터 1명이 본부석 쪽으로 넘어와 심판에게 욕설을 하고 돌아갔다. 구단 직원이 그 서포터를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으나 흥분한 서포터가 구단 직원의 멱살을 잡았다. 흥분한 상태에서 대화가 불가능해 인천 직원에게 사과를 요청하고 돌아왔다”고 주장한다.
#인천 서포터의 폭행, 전남 관계자의 '도발' 여부는?
경기 종료 후에도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인천 선수단이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원정석을 담당하던 경호요원이 경찰과 함께 인천 원정석에 진입했다. 인천 서포터들이 반발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해당 장면을 전남 그라운드 매니저와 전남 명예기자가 촬영하면서 인천 서포터들이 흥분해 ‘뭘 찍는거냐’, ‘찍지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인천 측은 그라운드에 서포터가 난입해 충돌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전에 전남 명예기자가 손가락을 머리에 대고 빙빙 돌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인천 서포터들을 도발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흥분한 서포터 2명이 그라운드에 난입했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던 김도혁과 인천 직원, 인천 서포터 대표가 난입한 서포터를 막아 섰지만 찰나의 순간에 그라운드 매니저와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 인천의 주장이다. 인천 측은 당시 난입한 서포터를 제지하던 전남 스태프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전남 구단의 안전 관리 부분이 허술했다고 주장했다.
전남 측에서는 인천 서포터들과 경호요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먼저 일어나 경호팀장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주장한다. 경호요원이 경찰과 함께 인천 서포터의 사과를 받기 위해 찾아가자 흥분한 인천 서포터들이 경호요원을 밀치면서 다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남 그라운드 매니저는 이 과정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촬영했고, 인천 서포터들은 ‘왜 찍냐’며 욕설을 하고 그라운드에 난입해 팔꿈치로 목과 가슴을 치고 핸드폰을 가져가 촬영한 영상을 삭제했다고 한다. 서포터들은 전남 직원이 핸드폰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을 때는 주지 않다가 경찰이 요청하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서포터에 폭행을 당한 그라운드 매니저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인천 서포터를 도발했다는 명예기자에 대해 전남은 “현재 연락이 되지 않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맹은 사건 경위 조사중
이번 사건으로 양 팀은 모두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연맹 관계자는 “연맹도 어제(5일)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주말 경기가 끝나면 경기평가회의를 거쳐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한다. 이번에도 통상적인 과정에 맞춰 경기를 평가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완벽한 조사를 위해서 면밀하게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구단은 이미 당시 상황과 관련된 경위서를 연맹에 제출했다.
연맹의 조사는 경찰 조사와 개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연맹 관계자는 “아직 상벌위원회 일정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징계 절차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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