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이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3월 일정 3경기를 마쳤다. 3경기동안 무패를 유지한 팀이 12개팀 중 3팀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했다. 그 중 3전 전승을 기록한 팀은 제주유나이티드가 유일하다.

제주는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혔다. 지난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한 제주는 전북현대가 심판 매수 징계로 ACL 참가권을 박탈당해 곧바로 본선에 합류하게 됐다. 2월 7일 플레이오프 시즌 공식 첫 경기를 준비하면 제주는 2주 가량 준비 기간의 여유를 갖게 되면서 조직이 더 안정됐다.

#제주 전승, 전북-서울-상주와 ‘4강’

제주는 권순형, 이창민, 안현범 등 핵심 선수들이 더 성장했고, 요소요소에 알찬 영입을 했다. 울산현대에서 장신 공격수 멘디, 광주FC에서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 포항스틸러스에서 수비수 김원일, 호주 수비수 알렉스 등을 영입해 전 포지션에 걸쳐 두터운 스쿼드를 갖췄다. 지난 시즌 11득점 9도움으로 20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브라질 공격수 마르셀로가 시작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제주는 파죽지세로 인천유나이티드(1-0 승), 울산현대(3-0 승), 전남드래곤즈(2-0 승)를 차례로 꺾었다. 3연승이자 3연속 무실점이다. 전남전은 ACL 호주 원정을 다녀온 뒤 마르셀로에 휴식을 주면서 거둔 승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찬동은 제주 데뷔골을 넣었고, 지난해 제대한 황일수 역시 박진포의 도움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제주는 지난해 전북 수준의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주의 뒤를 쫓고 있는 팀은 바로 그 전북이다. 지난 시즌 승점 9점 삭감 징계로 리그 3연속 우승에 실패한 전북은 개막 초반 전남, 수원삼성을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지난 주말 인천과 득점 없이 비겨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ACL에 참가하지 않아 더블 스쿼드에 체력 소모까지 없는 전북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다만 인천과 경기에서는 3-5-2 포메이션의 허점이 드러나 고전했다. 2승 1무로 승점 7점, 골득실 차에서 승점과 다득점까지 같은 FC서울을 제치고 2위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ACL에서 당한 3연패로 실망스러운 출발을 하고 있다. 리그에서도 전반전 경기력과 수비력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패다. 수원과 개막전에서 1-1로 비겼고, 강원FC와 광주FC에 2연승을 거뒀다. 

서울은 강원, 광주전 모두 전반전에 수세에 몰렸다가 후반전에 득점했다. 광주전은 후반전에 오심으로 나온 페널티킥 동점골을 비롯해 결승골까지 페널티킥으로 얻었다. 황 감독은 호성적에도 “내 생각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무리가 있다. 우리 경기를 면밀히 검토하겠다. 수정이 불기파하다”며 A매치 휴식기간 팀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무패를 유지한 제주-전북-서울이 3강 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던 ‘군팀’ 상주상무의 돌풍은 올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강원과 개막전에서 1-2로 졌지만 이후 전남(3-1 승), 울산(1-0 승)과 원정 경기에서 연승을 거뒀다. 미드필더 신진호를 중심으로 한 패스 플레이가 절정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 입대한 김호남은 3골 1도움으로 득점 선두에 돌라 있다. 상주는 3라운드까지 2승을 거둔 4개 팀 중 하나다.

#양동현 앞세운 포항, 투자한 강원, 무난한 출발

첫 승을 신고한 팀도 4개 팀이다. 포항스틸러스는 주력 선수가 다수 이탈해 강등후보까지 지목됐으나 공격수 양동현이 3골을 기록하는 맹활약 속에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포항은 울산과 동해안매치로 치른 개막전에서 1-2로 졌으나 광주와 홈개막전에 2-0 완승을 거뒀고, 3라운드 강원 원정에서 2-2로 비겼다. 부상에서 회복한 미드필더 손준호가 기분 좋은 복귀골을 터트렸다. 손준호는 빠른 회복세로 올 시즌 포항의 희망이 되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로 관심을 모은 승격팀 강원은 상주를 잡고 개막전에서 승리했고, 서울과 홈개막전에서는 0-1로 석패했다. 포항과 2-2로 비기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광주도 대구FC와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기분 좋은 출발을 했으나 포항, 서울에 연패를 당했다. 내용상으로는 긍정적인 요소를 남겨 휴식기 이후를 기대하게 했다. 울산은 ACL 부진이 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과 개막전 승리 이후 제주, 상주에 연패를 당해 8위에 머물러 있다.

#위기의 기업구단, 수원 무승-전남 3패

대구, 인천, 수원, 전남은 3라운드까지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승격팀 대구는 광주전 패배 이후 인천, 수원을 상대로 모두 선제골을 넣었으나 동점골을 내주고 비겼다. 인천은 제주와 개막전에서 0-1로 석패한 이후 대구, 전북과 연이어 비겼다. 우승후보인 제주, 전북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무승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위기론이 불고 있는 팀은 수원과 전남이다. 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무승부의 늪에 빠져있다. 서울과 개막전에서 전반전을 지배하고도 후반전에 무너지며 1-1로 비겼다. 전북과 홈 개막전에서 0-2로 완패했고, 지난 주말 대구와 3라운드 홈경기도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ACL 이스턴SC 원정에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올렸으나 6경기 동안 1승 4무 1패로 네 차례 비겼다. 시즌 초반에 김민우, 양상민, 구자룡 등 핵심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도 고민이다.

전남은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승점을 올리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전북과 호남더비로 치른 개막전에 1-2로 졌고, 상주와 홈 개막전에서 1-3으로 완패한 것에 이어 제주 원정 3라운드에서 0-2로 졌다. 초반에 강팀과 대전이 몰렸지만, 팀 분위기가 쳐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전남은 A매치 휴식기가 반갑다. 4월 1일로 예정된 포항과 4라운드 홈경기를 위한 집중 훈련에 돌입한다.

우승후보 윤곽이 일찌감치 드러났지만 강등권은 혼전이다. 중하위권에 어느 팀도 확실히 약하다고 지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6시즌에도 강등 직행팀은 리그 최종전에 결정됐다. 올시즌 역시 시즌 내내 예측불허의 전개가 예상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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