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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기영옥, “시민구단 판정 불이익, 단장직 걸고 개선촉구”
한준 기자 | 승인 2017.03.19 19:07

[풋볼리스트=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FC서울에 1-2로 역전패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남기일 광주FC 감독의 얼굴을 붉었다. 애써 화를 누르고 담담히 경기 소감을 말했다. 1-0 리드 상황에서 내준 페널티킥 동점골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음, 글쎄요. 끝나고도 확인을 했지만... 하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 감독은 “거기에 대해서는 사실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 문제를 언급하면 벌금이 내려진다. 열악한 재정 상황의 광주 입장에서 불필요한 언급으로 타격을 줄수는 없는 일이었다.

남 감독의 기자회견 도중 기영옥 광주 단장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좌중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은 홈팀이 진행한다. 서울 직원과 광주 직원은 황선홍 서울 감독의 회견으로 공식 일정을 마친 뒤 별도의 회견을 해당 장소에서 진행하기로 협의를 했다. 황 감독 역시 2-1 승리에도 불구하고 전반 6분 만에 실점한 뒤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넣어 승리한 내용에 대해 불만스러웠다. 회견 내내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두 감독의 인터뷰가 끝나고 기영옥 광주 단장이 기자회견석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으로 제가 이런 자리에 섰다”는 기 단장은 눈시울이 붉었고, 몇 차례 말을 더듬을 정도로 흥분된 상태였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3년째 단장을 맡고 있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 상황이 이해가 안간다. 오늘 TV로 중계를 했기 때문에 광주 시민들에게 계속 문자가 오고 있다. 시민구단은 어려운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 솔직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왔다. 휘슬 하나로 승패가 뒤바뀐다. 선수들에게 단장으로서 할 얘기가 없다. 울분에 차서 이 자리에 섰다.”

기 단장은 지난해 리그 33라운드 경기에서도 서울을 상대로 판정 불이익을 봤다고 했다. 당시에는 역으로 광주가 얻어야 할 페널티킥을 잃었다. 당시에도 광주는 항의했다. 연맹과 심판은 오심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기 단장이 항의하자 김성호 주심이 오심을 인정했다. 

기 단장은 “물론 심판은 오심을 할 수 있다. 인정한다. 그런데 작년에 우리에게 그런 경기가 2~3경기 있었다. 그 PK를 얻었다면 6강에 들 수 있었는데 졌다. 오늘 또 서울과 경기에 그런 상황이 나왔다. 엉뚱한 PK가 선언되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며 단순한 오심이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 연맹이 오심을 인정한 만큼 해당 판정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것이다. 기 단장은 오심한 심판을 징계하고, 다시 그대로 리그가 진행되는 것으로는 현 상황이 바뀔 수 없다는 의중을 밝혔다. 

“연맹도 심판 문제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 옛날 보다 많이 좋아졌고 심판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오심을 하면 인정하는 것으로 끝난다. 다른 이야기를 못한다. 광주는 작년 성남의 반도 안되는 예산으로 피눈물나게 하고 있다. 연습구장도 없고 전용구장도 없고, 숙도도 없다. 그런 현실에서 오심으로 승패가 갈린다면 단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경기에 진 것은 인정 한다. 광주 시민들이 도둑 맞았다는 문자를 보내오고 있다. 문자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시민들이 프로축구에서 얼마나 상실감을 느꼈을까. 그게 가슴이 아프다.”

기 단장은 사퇴와 벌금까지 각오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음모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 단적으로 얘기하면 파장이 있을 것이다. 시민구단 입장에서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연맹에 정식으로 제소하겠다. 우리 축구가 더 발전되길 바라는 바람에서 이 자리에 섰다. 지금 모 구단 대표 이사가 저를 응원한다는 문자가 왔다”고 말해 시민구단이 판정상 의도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뉘앙스의 문제제기를 했다.

기 단장은 심판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K리그가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구단은 거듭된 불리한 판정으로 존재 이유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강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에 대해 기 단장은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으나 공개 석상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늘 경기의 상황에 대해 증거가 없으니 말씀을 못 드린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파장이 클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작년에도 그런 일을 당했고, 올해도 이런 상황이 됐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심판이 한 단계 더 올라서야 우리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주축구협회회장이기도 한 기 단장은 2015년부터 광주FC 단장을 맡았다. 광주는 기 단장 체제에서 두 시즌 연속 K리그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첫 승격팀이 됐다. 기 단장은 무보수로 일하며 광주 축구 발전을 위해 투신해왔다. 기 단장은 그동안 단장직을 수행하며 시민구단이 겪은 불이익에 울분을 표출하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단장을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시민들이 단장으로서 뭘 하고 있냐고 질책 받고 있다. 광주로 내려가서 대표이사와 거취를 논의할 것이다.” 광주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해 광주가 연맹이 인정한 오심만 4경기가 있었다고 했다. 승점 12점을 잃었고, 6강 목표 달성에 치명타였다. 연맹이 인정하지 않은 경기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광주 관계자는 지난해 6월 15일 서울과 경기에서 득점한 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어 2-3으로 진경기에서 오심 판정을 받았고, 10월 2일 서울과 경기에서는 김민혁이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당했으나 그대로 진행되어 1-2로 졌다. 서울과 경기에만 연이어 발생한 결정적 오심이 있었다는 점에서 기자회견까지 하게됐다고 전했다. 

경기장을 떠나는 길에 기 단장은 “그만두면 광주의 상황이 더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묻자 “여기서 더 어려워질 수도 없다. 대표이사를 만나 거취를 정리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준 기자  holaz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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