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S로마에서 부활한 인물은 프란체스코 토티만 있는 게 아니다. 토티가 2도움을 기록하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도움 1위로 올라선지 사흘 뒤, 에딘 제코는 이탈리아세리에A 득점 선두를 지키는 골을 터뜨렸다.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9라운드를 치른 로마는 팔레르모를 4-1로 꺾었다. 지난 21일 유로파리그에서 오스트리아비엔나를 상대로 3골을 넣고도 수비 불안 때문에 3-3 무승부에 그쳤던 로마는 팔레르모를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챙겼다. 제코는 모하메드 살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후반 23분 직접 득점을 올렸다.

제코는 볼프스부르크에서 네 시즌간 뛰며 분데스리가 우승(2008/2009)과 득점왕(2009/2010)을 차지한 정상급 공격수였지만, 독일 무대를 떠난 뒤 5년 반 동안 계속 평가가 하락해 왔다. 맨시티에서는 2011/2012시즌 14골, 2012/2013시즌 14골, 2013/2014시즌 16골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득점 기록을 남겼지만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후광에 가려 있었다.

맨시티에서 최다골인 16골을 득점했을 당시 기록을 보면 제코의 골이 선제골, 결승골, 역전골 등 승부의 분수령에서 터져 팀 승리로 이어진 경우가 7골이었다. 충분히 팀 기여도가 높은 공격수였는데도 ‘대승을 거둘 때 한 골씩 보태는 선수’라는 이미지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맨시티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은 슬럼프였다. 제코는 잔부상에 시달리고 전술상 벤치로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시즌 4골에 그쳤다. 2015년 여름 로마로 이적한 뒤에도 경기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31경기에 출장해 단 8골에 그쳤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선 2골이 전부였다.

올해 제코의 컨디션이 살아났다는 건 팔레르모전 득점 장면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로마의 짧은 패스워크가 팔레르모 수비를 흔들었고, 라이트백으로 교체 출장한 알레산드로 플로렌치가 원터치 패스로 제코의 발에 공을 붙여 줬다. 제코는 약간 뒤쪽으로 불편하게 온 공을 간결한 퍼스트 터치로 돌려놓은 뒤 타이밍 빠른 슛으로 골망 구석을 노렸다. 제코 주위를 수비 세 명이 둘러싸고 있었고 슛을 한 위치가 페널티지역 가장자리라 약한 슛은 골키퍼에게 막히기 쉬웠지만, 제코의 빠른 슈팅 타이밍에 팔레르모 수비는 대응하지 못했다.

제코는 시즌 초반 부진한 경기력 때문에 프란체스코 토티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출장 시간을 나눠가지면서도 계속 득점을 쌓아 왔다. 현재까지 708분 뛰며 8골을 득점했다. 88.5분당 한 골에 해당하는 준수한 기록이다. 특히 토티에게 두 개의 어시스트를 받으며, 토티 특유의 예상하기 힘든 원터치 패스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단순한 크로스 위주 공격 때문에 집중 견제를 받았던 제코는 동료들의 공격력이 함께 살아나며 크로스를 받아 처리하는 능력도 더 살아나는 중이다.

로마는 세리에A에서 가장 공격력인 팀이다. 9라운드까지 23득점(경기당 2.56)으로 리그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다. 득점 선두 제코의 주위에서 5골을 넣은 살라, 3골을 넣은 디에고 페로티, 2골씩 넣은 프란체스코 토티와 스테판 엘샤라위 등 공격진 전체의 골이 고루 터지며 서로 상승 효과를 낸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팔레르모를 꺾은 뒤 “로마 선수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앞선 21일 오스트리아비엔나전 무승부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세리에A에서는 3연승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비 문제는 아직 해결이 필요하다.

팔레르모를 상대로도 주앙 제수스와 에메르손의 좌우 수비는 불안했다. 하프타임에 주앙이 빠지고 플로렌치가 투입될 정도였다. 주전급 수비수들의 부상 공백이 로마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가운데,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가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로마는 9라운드 현재 선두 유벤투스보다 승점 2점 뒤쳐진 2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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