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C밀란은 지금 이탈리아에서 가장 젊은 팀이다. 핵심 전력의 나이를 감안하면 세계에서도 가장 어린 편이다. 겁없는 10대 선수들은 최강자 유벤투스에 패배를 안겼다.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9라운드를 치른 AC밀란은 유벤투스에 1-0 신승을 거뒀다. 최근 성적이 상승하자 관중들의 기대감도 함께 높아졌고, 매진에 가까운 열기 앞에서 거둔 영광스런 승리였다. 밀란은 이 승리로 선두 유벤투스를 승점 2점차로 추격하는 2위가 됐다.

밀란의 승리를 이끈 핵심 선수는 두 명이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으로 뛴 17세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유벤투스의 유효 슈팅 세 개를 모두 막아낸 것을 비롯해 경기 내내 빈틈이 없었다. 측면 공격에 의존한 유벤투스는 크로스를 밀란의 두 배인 34회나 시도했는데 돈나룸마는 베테랑 같은 안정감으로 크로스를 처리해냈다.

주인공이 된 선수는 18세 미드필더 마누엘 로카텔리였다. 이번 시즌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부상 이후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가 된 로카텔리는 유벤투스전이 생애 세 번째 1군 선발 경기였지만 플레이에 거침이 없었다. 태클 세 번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큰 존재감은 아니지만 자코모 보나벤투라와 유라이 쿠츠카 사이에서 수비와 미드필드를 잘 연결했다.

경기 내내 밀리던 밀란은 후반 20분 완벽한 공격 전개를 해 냈고, 로카텔리가 마무리했다. 라이트백 이그나치오 아바테가 오른쪽에서 짧은 드리블로 유벤투스 수비수들을 현혹시킨 뒤 측면으로 침투하는 수소에게 스루 패스를 줬다. 수소가 공을 키핑한 뒤 후방에서 뒤따라 뛰어드는 로카텔리 쪽으로 백패스했다. 로카텔리가 노마크 상태에서 날린 강슛은 골문 구석으로 빠르게 날아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를 뚫어냈다.

전반 33분 만에 유벤투스 공격 에이스인 파울로 디발라가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밀란은 전반적으로 밀리면서도 수월하게 수비할 수 있었다. 벤치에 섀도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았던 유벤투스는 윙어 후안 콰드라도를 투입했는데, 별다른 전술 변화 없이 디발라의 자리에 그대로 기용하는 우를 범했다. 파트너를 잃은 곤살로 이과인은 2번의 슛을 날렸는데 유효슛은 없었다. 유벤투스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전반 36분 석연치않은 판정으로 미랄렘 퍄니치의 프리킥 골이 무산된 대목이었다. 후반에 전술 변화를 주고 공격을 강화했으나 밀란은 끝까지 잘 버텼다.

밀란은 이날만 승리한 것이 아니라 팀 전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음바예 니앙은 여전히 미숙하지만 탁월한 신체 능력과 꾸준히 쌓아 온 경험을 토대로 상대 수비수들을 자주 돌파해가며 공격의 활로를 여는 역할을 한다. 수소는 라이트윙으로 배치돼지만 플레이메이커답게 패스로 공격 전개를 돕는다. 베테랑 가브리엘 팔레타와 어린 나이에 완성된 알레시오 로마뇰리의 중앙 수비, 마티아 데실리오와 이그나치오 아바테의 측면 수비도 질이 높다. 유벤투스전에 출장한 선수 14명 중 이탈리아 국적이 9명이나 됐다.

밀란은 선수층이 비교적 얇은 편이지만 유럽대항전 진출이 무산됐기 때문에 한정된 멤버로도 시즌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주전이 젊어 시간이 갈수록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빈첸조 몬텔라 감독의 완성도 높은 전술과 유망주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모처럼 밀란은 활기 넘치는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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