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서형권 기자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김민재가 최근 이적설에 휩싸였다. 어쩌면 바이에른뮌헨이라는 빅클럽 선수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발단은 바이에른의 공식 대회 3연패였다. 바이어04레버쿠젠과 사실상 우승 결정전에서 패배한 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에 무릎을 꿇었고, 이어 ‘보험’과도 같던 보훔과 리그 경기까지 졌다. 이로 인해 토마스 투헬 감독은 시즌 종료 후 바이에른과 동행을 마치게 됐다.

투헬 감독은 바이에른과 결별이 확정된 이후 보다 수비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물론 바이에른 특성상 여전히 기본 수비라인이 높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낮아진 위치였다. 이와 함께 투헬 감독은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올겨울 영입된 에릭 다이어를 센터백 조합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조합을 가동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김민재에게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김민재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이후 바이에른과 3연패를 함께했다. 다이어와 더리흐트에게 한 차례 주전을 내준 뒤 다시 선발에 오른 프라이부르크와 리그 경기에서는 2-2 무승부로 승점을 떨궜다. 투헬 감독 입장에서는 김민재를 굳이 선발로 기용할 이유가 없었다.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가 3경기 연속으로 벤치에서 출발하자 해외 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 이적설을 쏟아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김민재를 원하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물론이고 센터백 교체가 필요한 인테르밀란도 연결됐다.

특히 인테르 이적설을 주목할 만하다. 이탈리아 매체는 인테르가 김민재를 임대로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주전으로 인테르의 리그 1위 질주를 견인한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35세로 선수 생활 황혼기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체르비는 최근 나폴리와 경기 중 주앙 제수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빚어 향후 리그 경기 출장 가능 여부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시즌 인테르로 이적한 뱅자맹 파바르와 얀 조머가 모두 적응기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는 점을 들어 김민재도 인테르에 무리 없이 녹아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이적설은 바이에른 센터백들이 겪는 연례행사에 가깝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사정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커트 오프사이드’를 통해 김민재를 비롯한 바이에른 센터백들의 이적설은 믿을 만한 정보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민재는 물론 다요 우파메카노도 최근 여러 클럽과 연결됐는데 구체적인 제안이나 협상이 오간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로마노 기자는 중요한 건 현재 입지가 아닌 투헬 감독 후임이다. 바이에른은 후임 감독이 선임된 후에야 본격적으로 활용할 선수를 분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이적설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김민재는 구단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 로마노 기자는 “바이에른은 김민재에게 만족하고 있으며, 헌신적인 자세에도 흡족해한다”고 전했다. 유럽 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해도 김민재는 판매 불가 자원으로 분류됐다고 봐야 옳다.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왼쪽부터, 이상 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왼쪽부터, 이상 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김민재 이적설은 바이에른이라는 빅클럽 선수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과 같다. 바이에른은 독일 내에서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문이자 UCL 우승만 6회에 달하는 세계적인 클럽이다. 그렇다 보니 그 어떤 독일 클럽에 꿀리지 않을 팬층을 보유했고, 그만큼 언론의 관심도도 드높다.

바이에른에서 조금만 삐끗해도 이적설이 나는 건 올 시즌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는 주전이 된 더리흐트도 전반기에 이적설에 시달렸고, 핵심 중의 핵심인 요주아 키미히는 투헬 감독과 불화설이 뜨자마자 이적설로 언론을 도배했다. 알폰소 데이비스는 재계약 진전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즌 내내 레알마드리드와 연결됐다.

김민재가 이적설이 났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벤치행이 이례적이라는 뜻이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센터백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한동안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적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적어도 후임 감독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확고한 바이에른 선수로 남아있을 것이다.

최근 바이에른 주전으로 도약해 네덜란드 대표팀에 승선한 더리흐트는 인터뷰를 통해 “내가 경기를 뛰지 못하면, 언론들은 내가 행복하지 않다거나, 이적을 원한다고 보도한다. 당연히 난 경기에 뛰고 싶지만, 뛰지 못하는 것에 불평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바이에른 생활에 만족함을 드러냈다. 이는 김민재의 이적설에 흔들릴 필요가 없음을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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