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램지와 가레스 베일(왼쪽부터, 웨일스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애런 램지와 가레스 베일(왼쪽부터, 웨일스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이종현 기자= 웨일스의 유로2016 4강 신화를 이끈 가레스 베일과 애런 램지의 공격 조합은 5년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하지만 방식은 달라졌다. 2020-2021시즌 토트넘홋스퍼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는 패턴과 유사하다.

17일(한국시간) 오전 1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20 A조 2차전 경기에서 웨일스가 터키를 2-0으로 꺾었다. 1승 1무의 웨일스는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램지와 코너 로버츠가 득점했다. 베일이 두 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5년 전 램지는 지금보다 더 팔팔했고, 베일은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부술 수 있는 싱싱한 돌파가 가능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베일이 예전처럼 스프린트를 할 수도 없고 빈도도 급격히 줄었다. 새로운 공격 방식을 택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일이었다.

베일과 램지가 터키를 공략한 방법은 2020-2021시즌 토트넘홋스퍼에서 킥이 정확한 해리 케인이 후방에서 볼을 투입하면 손흥민이 쇄도해서 해결하는 패턴과 유사했다. 정확히 전반에만 동일한 방식의 공격 시도가 세 번 나왔다.

전반전 6분 베일이 왼쪽 하프스페이스(중앙과 측면 사이 공간)에서 침투패스를 하자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한 램지가 볼을 잡았다. 달려온 센터백 찰라르 쇠왼쥐를 슈팅 모션으로 제치고 램지가 때린 볼이 우우르잔 차크르 골키퍼에게 막혔다.

23분에 후방에 있던 베일이 중원에서 쇄도하는 램지를 향해 패스를 하면서 순식간에 1대 1 기회가 만들어졌다. 램지의 슛은 크게 떴다. 42분 중원에서 동인한 패턴으로 베일의 침투패스를 하자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슴 트래핑을 한 램지가 1대 1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했다. 

램지가 손흥민보다 느리고 결정력이 부족한 결점은 있지만 수비 뒤 공간으로 쇄도에 강점이 있다. 베일이 케인처럼 킥능력이 좋기 때문에 유사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했다. 2020-2021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케인과 손흥민의 콤비플레이를 가까이서 지켜본 베일이 아이디어를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공격수가 후방으로 나오고 쇄도하는 미드필더에 공을 투입하는 공격 패턴은 어떤 팀에서 누구든 일반적으로 하는 공격 패턴 중 하나이지만, 베일과 램지가 동일한 방식을 고수한 것에서 의도성을 읽을 수 있다.

베일과 램지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맞춘 데다가 호흡도 좋아 가능했던 공격 시도다. 두 선수는 유로2016 러시아와 경기에서만 여섯 번의 득점 찬스를 만들었는데 대회 최다 기록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만든 네 번의 결정적 득점 기회 역시 대회 최다 기록이다.

웨일스 대표팀 23명이 기록한 A매치 득점은 총 72골이다. 그중 베일(33골)과 램지(17골)의 몫이 50골이다. 두 선수의 호흡에 따라 웨일스의 성적이 달렸다고 해서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첫 번째 옵션이 막힐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마련해둘 필요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