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네이마르가 아탈란타 상대로 보인 경기 내용은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모습과 비슷했다. 자기 포지션보다 후방으로 내려가 놀라운 경기운영을 선보였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13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위치한 에스타디우 다 루즈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전을 가진 파리생제르맹(PSG)가 아탈란타에 2-1로 승리하며 4강에 선착했다.

네이마르의 포지션은 공격수라기보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토마스 투헬 PSG 감독은 마우로 이카르디와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톱처럼 두고 그 뒤에 네이마르를 배치했다. 핵심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 앙헬 디마리아가 모두 빠진 자리는 수비적인 이드리사 게예와 안데르 에레라로 메웠다. 네이마르는 자꾸 후방으로 내려가야 했다.

네이마르는 이 경기에서 드리블 16회를 성공시켰는데,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뛰어넘는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이다. 그밖에 볼 터치 113회, 반칙 유도 9회,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 4회 등 압도적인 개인기록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골이 없다는 점이었다. 네이마르는 후방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보조를 맞춰 줄 공격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전진이 잘 되지 않았다. 네이마르의 드리블 기록은 상대 수비를 헤집은 것이 아니라 후방부터 공을 운반하느라 나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네이마르의 상황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메시가 오랫동안 고생하던 모습과 비슷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공격 재능을 살려 줄 조력자의 부재로 인해 메시가 후방으로 내려가고, 비교적 개인기량이 좋은 공격수들을 전방에 배치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럴 때마다 메시의 앞뒤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PSG도 비슷했다. 네이마르는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떠났지만, PSG에서 메시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네이마르는 경기 막판에야 전진할 수 있었다. 먼저 아탈란타가 선제골 후 조금씩 밀리다 플레이메이커 파푸 고메스가 부상당한 뒤 완전히 내려앉았다는 점이 컸다. 또한 보수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온 투헬 감독이 경기 막판 미드필더와 공격수 모두 공격적이고 활발한 선수들로 바꾼 것도 네이마르가 올라갈 수 있게 만들었다. 결국 네이마르는 문전 침투를 통해 동점골을 어시스트할 수 있었다.

네이마르는 후방에서 중원 장악과 패스 공급을 모두 담당해 줄 동료가 필요했다.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며 네이마르의 전진을 이끌어 낼 공격수도 요구된다. 이날 후반 투입된 파트너 킬리안 음바페가 다음 경기부터 선발로 뛴다면 전방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후방 강화의 열쇠는 징계에서 돌아오는 미드필더 디마리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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